일본, 컴퓨터주변기기 공장 동남아 이전 바람

중앙일보

입력

일본 전자업체들은 미국시장 성장 둔화로 인한 경비 절감을 위해 컴퓨터 주변기기 생산 라인을 인건비가 싼 동남아로 옮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日本經濟)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업체들이 DVD롬 드라이브 등을 아직은 자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나 미국과 한국의 경쟁사들처럼 관련 생산라인을 동남아로 이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도시바는 연내에 일본 북부 아오모리 소재 DVD롬 드라이브 공장을 폐쇄하고 이를 필리핀 공장으로 옮길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오모리 공장의 연산 능력은 200만대인데 반해 필리핀은 600만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후지쓰도 일본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라인을 태국과 필리핀의 현지공장들로 옮길 계획이며 최근 일본 북부 이와타의 라인을 폐쇄한 텍사(社)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광디스크 드라이브를 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 메이커인 미쓰이 전기의 경우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비싸진 말레이시아 라인을 폐쇄해 중국과 필리핀으로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보도됐다.

신문은 일본 메이커들의 이같은 움직임이 세계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퍼스컴 부문의 성장 둔화에 크게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하이테크 산업통계 전문기관인 미국 가트너의 분석을 인용해 세계의 퍼스컴 선적이 지난해 1억3천400만대로 한해 전에 비해 14.5% 증가했다. 이는 99년의 증가율 23.3%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미국도 성장률이 21.7%에서 10.3%로 크게 낮아지면서 작년에 4천943만대가 선적되는데 그쳤다.

일본은 컴퓨터 주변기기 부문의 경쟁력이 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경우 세계시장의 약 30%, DVD롬 드라이브는 80% 가량을 각각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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