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 지하변경, 테마폴리스 파행 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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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의 최종부도를 촉발시킨 분당 테마폴리스의 파행에는 터미널시설을 지하로 설계변경하고 무리하게 시설을 확장한 것이 한몫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5일 한부신 등에 따르면 당초 사업시행자 ㈜중일은 지난 93년말 설계공모를 통해 1층에 터미널시설을 갖추기로 하고 설계를 마쳤으나 94년 2월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분진, 매연 미관저해 등을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면서 지하로 변경했다.

특히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성남시는 2차례에 걸쳐 당시 사업시행자인 ㈜중일에 설계변경을 촉구했다.

이 같은 시의 요구에 따라 95년 ㈜중일과 신탁계약을 맺은 한부신은 "사업지연과 막대한 사업비 증가를 무릅쓰고 설계사무소를 변경까지 하면서 시 요청을 수용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터미널시설이 지하화되면서 설계하중 강화를 비롯한 지하층 높이 상향조정, 공기정화시설 등 건물구조 변경에 수백억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부신은 또 이 건물 연면적 가운데 절반인 10만㎡가 여객터미널시설로 용도지정돼 있으나 모란에 있는 버스터미널이 이전하더라도 8만㎡정도가 유휴공간으로 남게돼 건물이 가동되더라도 월 3억원이상의 시설관리비를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한부신 관계자는 "최근 일부 주차장을 벤처시설로 용도변경했으나 냉.난방시설과 공용면적 감소에 따른 분양상가의 전용공간 추가배정 등 때문에 약 500억원의 비용추가 요인이 발생한다"며 "시가 도시설계 지침을 대폭 완화해 터미널시설을 수익시설로 전환하지 않으면 테마폴리스의 자생력은 없다"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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