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신탁회사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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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인 한국부동산신탁이 부도를 냄에 따라 부동산신탁 업계의 실태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영업 중인 부동산신탁사는 한부신.코레트신탁(한국자산관리공사 자회사).한국토지신탁(한국토지공사 자회사).주은부동산신탁(주택은행 자회사).대한토지신탁(대한주택보증 자회사)과 교보생명 등 3개 생보사가 출자한 생보부동산신탁 등 6곳이다.

이중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 코레트신탁은 한부신만큼이나 부실 덩어리다.

이 회사는 워크아웃 이후 신규사업을 중단한 채 기존 사업장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매년 갚아야 할 채무가 8백억원에 달하는 반면 수입은 크게 못미쳐 독자생존이 어려운 상태다.

다른 부동산신탁사 상황도 좋지 않다. 후발업체인 생보.주은신탁은 근근이 버티고 있으나 이는 벌여 놓은 사업장 수가 적고 부실 위험이 적은 분양대금.공정감독 등 관리신탁에만 치중한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사의 본업이라 할 만한 개발신탁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주로 모기업인 대한주택보증에서 넘겨 받은 사업장만 관리해 오던 대한토지신탁은 주택보증의 부실로 매각대상에 올라 있다.

그나마 한국토지신탁만 3개 공기업 자회사 신탁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1999년 55억원)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국내 신탁사업의 한계를 절감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부동산 금융상품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신탁업 자체가 부동산.건설경기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 것이어서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실적 향상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체와 차별화한 신탁상품을 개발.운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하지 못한다면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만큼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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