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국내 대부업체 첫 해외 진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최윤

국내 대부업체가 처음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에서 대부업이 제도화된 지 10년 만이다. 2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는 이번 달 중국 톈진에 100% 지분을 출자한 현지법인을 연다.

 러시앤캐시가 3월 중국 정부로부터 영업허가를 받았으며 현지법인명은 ‘톈진야푸루(亞富路)소액대출유한공사’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모든 준비를 마무리하고 개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국내 대부업계에서는 최초로 해외 진출의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러시앤캐시는 재일동포 3세인 최윤 회장이 2004년 일본 대부업체가 국내에 설립한 A&O인터내셔널을 인수해 규모를 키운 회사다.

 러시앤캐시는 그간 여러 차례 해외 진출을 시도해 왔다. 최 회장은 평소 “국내에서만 사업을 키워서는 애국한다는 소리를 듣기 어렵다”며 “해외에 금융서비스를 수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대부업체 다케후지 인수는 추진 마무리 단계에서 실패했다. 그해 12월 대부업법 최고이자율(연 39%) 위반 혐의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앤캐시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영업정지를 유예받았다.

 이번 러시앤캐시의 중국 진출 소식은 중국에서 민간 대출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본 대부업체인 프로미스가 2년 전 중국에 진출해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출금리는 은행 이자 기준의 네 배까지 높게 받을 수 있는 데다 금리와 동일한 수준의 수수료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은행인 중금공사(中金公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중국의 민간 대출 잔액은 3조8000억 위안(약 700조원)에 이른다.

김혜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