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경제성장률 지난해 절반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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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 (IMF)
은 1일 발표한 한국 경제에 대한 보고서에서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의 지연이 한국 경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가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의 신뢰 저하는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의 가시적인 성과 부족과 외부 환경의 악화에 따른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IMF는 한국 정부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IMF 개혁 프로그램을 이행하면서 국가 경제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은 것에 대해선 높이 평가했다.

IMF는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9.5%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올해는 세계적으로 경제 전망이 좋지 않은데다 내수마저 부진해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한국은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게 IMF의 평가다.

IMF는 수익성이 낮거나 아예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해고되는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IMF는 "사양 산업의 고용을 유지하기 보다는 성장 산업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경영자와 채권자들은 기업 부채 축소, 비주력 자산 매각, 수익성 확보를 위한 영업 부문 구조조정에 주력해야 한다고 IMF는 지적했다.

IMF는 정부가 채권자들에게 실패한 기업을 퇴출시키도록 강요하지 말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역할에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IMF는 한국 정부 재정이 예정보다 4년이나 앞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IMF 내부에서는 경기 둔화 상황에서 사회보장비 지출과 함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도 제기됐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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