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솔루션 개발로 승부수"

중앙일보

입력

"회원수나 페이지뷰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토종 검색포털인 네이버(http://www.naver.com) 이해진 사장이 30일 기자에게 던진 과감한 발언은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포털업계의 선두권에 ''안착''하면서 본 궤도에 진입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네이버는 최근 인터넷매트릭스나 알렉사 등 각종 인터넷 순위 지표에서 3위권내에 안정적으로 진입, 이 사장의 자신감이 결코 빈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물론 "광고매출이 뒷받침되려면 페이지뷰 3위권 진입은 필수적이었다"는 말에서 나타나듯 그는 인터넷 사이트의 외형적 규모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굳이 거품론을 들추지 않더라도 광고나 전자상거래만의 포털은 생존할 수 없으며 진정한 승자가 되려면 유료화와 솔루션 등 3가지 분야가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현실인식은 그가 내보이는 자신감의 이유로 충분하다.

기존의 선발업체들 가운데 광고는 몰라도 콘텐츠의 유료화나 독자적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은 네이버만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매사에 신중한 성격과는 달리 지난해 한게임과 원큐, 서치솔루션 등 인터넷 업체 3개사와 합병하는 과감한 결단력을 과시했으며 유료화를 위한 빌링시스템등 다양한 솔루션의 개발과 브랜드 수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탁월한 검색능력을 갖춘 검색엔진 `넥서치''를 개발한데 이어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보강했으며 국내 인터넷 업체로는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를 수출해 네이버 인도네시아 서비스(http://www.naver.co.id)를 오픈했다.

특히 한게임과의 `동지적 결합''은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3강체제''의 주변에서 `위성업체''로 떠돌던 네이버에게 날개를 달았으며 향후 거품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네이버는 오는 3월 한게임의 유료화를 시작으로 만화 등 일부 콘텐츠의 유료 서비스에 나서면서 포털업계의 `매출액 전쟁''을 선전포고할 계획이다. 또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하고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현지법인 설립을 마친 상태다.

이 사장은 "1천2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한게임은 회원의 거품에도 불구하고 동시 사용자가 10만명이 넘고 이는 세계에서도 최대 규모" 라며 "유료화는 포트리스와는 개념이 다른 프리미엄 서비스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게임 김범수 사장과의 공동대표 체제에 대해 그는 "유료화를 비롯해 정책적인 결정을 내릴때만 의견을 나눈다" 고 말하고 "개인의 능력은 한계가 있는 만큼 인터넷 업체의 사장은 많을수록 좋은 것 같다"며 엔지니어 출신답지 않는 반응이다.

지난 97년 삼성SDS의 사내벤처로 출발해 99년 6월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네이버는 직원수 120여명으로 현재 1천5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 연말부터 하루 1억페이지뷰를 돌파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솔루션 판매 등으로 올 상반기에 영업 실적을 인정받아 하반기중 코스닥에 등록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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