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초대석] 아시아증시 펀드매니저 마크 파버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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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는 금리 인하가 경제 회복을 이끌고, 이는 주가 회복으로 연결된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금리 인하와 경제 회복은 별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1990년 홍콩에서 증권.투자 자문회사인 마크 파버사를 설립해 대표이사로 활동하며 아시아 증시의 핵심 펀드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파버(55.사진)박사는 31일 증권업협회 주최 '2001 포트폴리오 코리아 콘퍼런스' 에 참석,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이 제로 금리 정책을 채택했음에도 1990년 이후 10년 이상 장기 불황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버 박사는 3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방 금리를 0.5~0.7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미국 등 전세계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90년대 들어 지속 성장하며 현재 과잉 투자 상태여서 추가적 금리 인하는 과잉 투자를 더욱 부추겨 경제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도 과잉 투자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저금리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파버 박사는 또 올해 세계의 투자자금이 아시아 주식시장에 크게 유입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 둔화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경쟁 심화가 예상돼 수익성이 나빠지고 환율도 올라가며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기술주 투자는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역사적으로 철도와 전기 같은 신기술이 나왔을 때 주식 투자 바람이 불며 과잉 투자 문제가 발생했던 역사적인 예를 들었다.

파버 박사는 "만약 내가 투자자라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것" 이라며 "한국 주식에 투자한다면 포철 등 철강주가 좋아 보인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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