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상장기업 24% 자체우량화 불능"

중앙일보

입력

국내 상장기업의 24%가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을 우량화하기 위해서는 부채 40조원 정도를 탕감 혹은 출자전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증권은 31일 `산업은행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의 평가와 함정'이라는 리서치자료를 통해 작년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388개 상장기업(금융업.현대계열사제외)을 분석한 결과 24.4%인 95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중 법정관리.화의.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 기존부실기업은 55개, 잠재부실기업은 40개이며 이자보상배율 `2'이상인 업체는 190개, 이자보상배율 `1이상 2이하'인 업체는 103개로 분류됐다.

현대증권은 상장기업중 95개 기존부실기업과 잠재부실기업에 대한 민감도 분석 결과 자체 우량화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작년 상반기 투하자본수익률 4%를 유지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을 `1'이상으로 개선시키려면 전체 부채 58조원(상장기업 총부채의 28.8%)에서 40조원을 탕감 혹은 출자전환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58조원의 부채 부담을 안은 상태에서는 투하자본수익률을 작년 상반기 4%에서 3배로 향상시킨 12%가 돼야 가능하다는 분석결과가 도출됐다고 현대증권은 밝혔다.

따라서 이들 부실기업군은 정부의 기대와 달리 지속적으로 경제전체에 부담을 주면서 국가자원의 `블랙홀'로 남아 시스템위험을 가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정부의 부실징후기업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이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부채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며 이들 기업이 만기도래 회사채의 20%를 자체 상환해 부채감소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이는 총부채의 0.8%를 감축하는 효과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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