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명칭변경, 또다시 일본 손에

중앙일보

입력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명칭을 둘러싼 공방의 책임이 다시 한번 일본에 넘겨짐에 따라 귀추가 주목된다.

젠 루피넨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은 29일 저녁 프랑스 칸에서 열린 한일조직위원회 사무총장들과의 연석회의가 끝난 뒤 "어떠한 경우라도 대회 명칭은 바뀔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 한국에서는 문동후 사무총장이, 일본에서는 엔도 야스히코(遠藤安彦)사무총장이 각각 참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7일「입장권 신청서에 인쇄되는 대회 명칭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삭제하고 기타 일본내에서 사용되는 문서는 `한국.일본'을 `일본.한국'으로 표기한다」고 결정했던 일본월드컵조직위원회(JAWOC)는 명칭변경 문제는 재론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당초 JAWOC은 "FIFA가 대회 명칭을 확정할 당시 국내에서 자국언어로 표기할 때 `일.한'을 사용해도 된다는 양해가 있었다"며 "일본내 입장권 판매신청서 양식에 `일.한'으로 표기해 인쇄하겠다"고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에 통보했다.

그러나 KOWOC이 불가방침을 분명히하고 FIFA도 26일 서한을 보내 명칭을 바꾸지 않도록 했지만 하루 뒤인 27일 이를 정면 거부하는 방침을 정했고 이 결정대로 29일 언론사에 배포한 입장권 관련 보도자료에서도 국가표기를 삭제했다.

루피넨 사무총장은 "월드컵 공식 명칭은 2002 FIFA World Cup Korea/Japan"이라고 주지시키고 "자국내에서 쓰이는 국명 표기는 바뀔 수 있다고 일본측이 주장하지만 명칭 변경은 있을 수 없다"는 단호함을 보였다.

KOWOC의 인병택 홍보실장은 "이번 사무총장 회의에서 대회 명칭이 바뀔 수 없음을 재확인했다"고 확인하면서 "일본 조직위측이 이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지켜본 뒤에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장익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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