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주주중심 경영하고 지배구조 고쳐라"

중앙일보

입력

"한국기업에 대한 정보가 전해지는 순서는 루머가 맨 처음이며 다음이 언론과 국내 애널리스트, 마지막이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지난해 한국 증시가 크게 폭락한 가장 큰 이유는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올초 30개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터져나온 갖가지 불만 사항이다.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증시 체질 개선안의 핵심은 주주 가치의 증대와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특히 기관투자가 협회를 창설해 상장 기업들의 경영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사외 이사들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해당 기업에서 월급을 받는 대신, 상장사들이 일정액을 내고 증권거래소 등이 보수를 지급하는 방식을 주장했다.

또한 제도적인 측면에선 현재 15%로 제한돼 있는 가격 제한폭은 주가를 왜곡하고 있는 만큼 변동폭을 확대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내부자 거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불공정 행위에 개입된 증권사는 완전히 퇴출시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할 정도였다.

또한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코스닥시장의 대형 종목을 거래소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거래소 시장의 시가총액이 커져야 외국인들의 투자 기준이 되는 MSCI나 FT지수의 한국 시장 반영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제금융센터 전광우 소장은 "자신에게 유리한 일방적 주장도 있긴 했지만 우리 주식시장이 장기적인 상승세를 타려면 단기적 부양책보다는 시장을 투명하게 하고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하는 방안밖에는 없다는 것이 외국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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