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CEO, 미국 경기 급속하강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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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석 특파원= 미국 경제는 일반인이 이해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고 시스코 시스템스의 존 챔버스 최고경영자가 28일 경고했다.

챔버스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연례 세계경제포럼 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하면서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시스코 시스템스의 경영 전망을 "향후 6개월간 더욱 신중하게 볼 것"을 권고했다.

그는 자신이 3주전 시스코 시스템스도 이같은 경기 둔화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임을 예고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지금이 그때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 챔버스는 "이달이 우리에게 시련기"라면서 "고객사들이 고전하고 있으며 자금 지출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계의 기업과 정부에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해주고 있는 시스코 시스템스는 전자계정관리시스템을 통해 고객사의 실적을 바로 다음날 체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미 경제가 둔화될 것임을 일찌감치 예측한 몇 안되는 기업에 포함되는 등 경기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챔버스는 그러나 미국의 경기둔화가 2분기만 이어질 것 같다면서 조지 W 부시신임 대통령의 감세 계획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달초 금리 인하를 감안할 때 "올하반기(의 경기회복 전망)는 매우 낙관한다"고 강조했다.

정보기술(IT)산업에 대해서도 챔버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통신 인프라 비즈니스가 향후 5년간 매년 30-50%의 빠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산업에 대한 자극과 함께 소비자신뢰를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챔버스는 IT 인프라 구축이 미국의 경제성장과 생산성 제고에 중요한 변수라면서 따라서 정부와 기업의 지도부가 사활을 걸고 네트워크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측통들은 챔버스가 부시 행정부에 감세폭을 최대한 확대하도록 압력을 넣기 위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시스코 시스템스는 내달 6일 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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