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테니스 스타들 '상금 논쟁'

중앙일보

입력

세계 테니스 스타들이 상금 규모를 놓고 갑론을박이다.

논쟁의 시발점은 러시아 출신의 강호 예브게니 카펠니코프(27.세계 랭킹 5위). 카펠니코프는 지난주 끝난 호주오픈 말미에 "남자 프로골프 선수는 중하위권 대회에서 우승해도 50만달러(약 6억원)를 번다.

그러나 테니스는 4대 그랜드슬램 대회를 제외하면 죽도록 고생하고도 보통 4만달러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고 불평하며 상금 인상론에 불을 지폈다.

여자 랭킹 2위인 린제이 데이븐포트(25.미국)도 동조하고 나섰다. 그는 "대회 주최측이나 광고주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정작 고생한 선수들에겐 정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 고 거들었다.

반면 노장에 속하는 앤드리 애거시(31.미국.랭킹 6위)와 피트 샘프러스(30.미국.랭킹 3위) 등은 이들에게 "젊은 선수들이 과욕을 부린다" 며 반대 입장에 섰다.

특히 애거시는 "개인 전용 제트기에 총상금 1천8백만달러를 벌어들인 카펠니코프가 돈이 적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며 "세상을 좀 똑바로 보라" 고 날카롭게 충고했다.

샘프러스 역시 "사실 우리가 많이 받는 편" 이라며 "돈보다는 선수의 명예가 더 중요하다" 고 입장을 밝혔다.

노장 및 하위권 선수들은 카펠니코프 주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랭킹 1백위권을 오가는 제프 타랑고(33.미국)는 "스타들은 수천만달러씩 벌지만 우리는 1회전에 지고나면 비행기값도 남지 않는다" '며 "선수생활도 짧고 대회 규모도 작은 테니스의 경우 상금 인상은 선수 전체의 복지와 직결된 문제" 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제테니스연맹(ITF)측은 "실력에 의해 평가받는 것이 시장의 원칙" 이라며 논란에 끼어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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