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백악관도 정권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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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이끄는 차기 정부는 오는 20일 부시 당선자의 취임에 맞춰 백악관 열쇠 뿐만 아니라 백악관과 주요 행정부의 웹 사이트 통제권도 이양받게 된다.

그러나 이번 정권교체가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를 맞은 이후 처음 이뤄지는 만큼 행정부가 지침으로 삼을 만한 선례가 없어 `사이버 공간의 정권교체''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들은 새 대통령 취임을 이틀 앞둔 18일까지도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

빌 클린턴 대통령 행정부의 존 포데스타 백악관 비서실장은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20일 정오(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를 기해 백악관 웹 사이트(http://www.whitehouse.gov)의 통제권을 새 백악관 팀에 넘긴다고 밝혔다.

정권 인수팀의 터커 에스큐 대변인은 새 정부 출범으로부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새로 단장한 백악관 웹 사이트가 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으나 기술적인 세부사항들이 더 다듬어져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그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에스큐 대변인은 새 백악관 웹 사이트가 우선 부시 당선자의 취임 연설을 게재할 것으로 예상되며 몇주 내에 "모든 이들이 이용하기에 완벽하고 정보가 많으며 콘텐츠가 풍부한" 웹 사이트로 선을 보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는 백악관 이외에 법무부, 환경보호청, 상무부 등 정부 부처들과 그 산하기관의 웹 사이트들에 대한 통제권도 인수하게 되며 이에 관한 인수인계 작업은 각 부처별로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이들 부처의 웹 사이트가 단시일 내에 바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상무부의 처크 멜리 대변인은 "웹 사이트의 변경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에스큐 대변인은 각 부처 장관들이 대부분 아직 인준을 받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 부처의 웹 사이트가 새로 단장하기까지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퇴임하는 클린턴 대통령의 웹 사이트 수록 내용들은 국립문서보관소에 이전되며 국립문서보관소는 이를 클린턴 대통령의 `가상 도서관(www.clinton.nara.gov)''에 수록하게 된다.

포데스타 실장은 "가능한 한 클린턴 대통령이 퇴임하는 즉시 국립문서보관소 웹사이트 내의 `가상 도서관''이 운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문서보관소측과 공동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데스타 실장은 차기 정부가 새 백악관 웹사이트를 클린턴 대통령의 `가상 도서관''과 링크시켜준다면 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에스큐 대변인은 클린턴 행정부로부터 그같은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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