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의 빅타임〉외 주말의 토요TV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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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사랑한다는 거야 -(EBS 밤 9시)

이류 사진작가와 여배우의 사랑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안제이 줄랍스키 (60) 감독은 우크라이나 태생이나 활동은 주로 프랑스와 폴란드에서 했다.

2차 대전의 참상을 목격한 그의 부모가 조국을 떠나 프랑스로 이주했다가 폴란드에 정착했기 때문. 그 때문인지 그의 작품엔 허무적 성향이 짙게 깔려있다. 소피 마르소를 주연으로 내세운 '나의 낮은 당신의 밤보다 아름답다' (89년)가 유명하다.

75년에 제작된 '중요한 건…' 는 줄랍스키 감독이 프랑스에서 만든 두번째 영화. 소설가였던 그의 아버지가 쓴 작품을 영화화했다. 이후 '퍼블릭 우먼' '쇼팽의 푸른 노트' 등을 통해 사회의 인습에 저항하며 강한 실험성과 예술성을 발휘했다.

영화는 주류 사회에서 다소 소외된 사람들을 다룬다.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 '불후의 명작' 이 에로영화 감독과 대필작가의 엇갈린 만남을 그린 것과 비슷하게 '중요한 건…' 는 별 볼 일 없는 프리랜서 사진작가 세르베 (파비오 테스티) 와 싸구려 에로영화 배우 나딘 (로미 슈나이더) 의 사랑을 다룬다.

세상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사진작가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여배우에 대한 심리묘사가 촘촘하다.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들, 재능이 변변찮은 사람들을 다소 어둡고 우울하게 그려내면서 사랑만이 유일한 구원임을 제시한다.

성룡의 빅타임- (KBS2 밤 10시40분)

웃음 넘치는 청룽식 액션

'액시던털 스파이' 로 올해에도 어김없이 설날 극장가를 찾아온 청룽 (成龍) 이 2년 전 설날에 선보였던 영화다. 홍콩의 화려한 정경과 대만의 아름다운 해변을 무대로 그 만의 코믹한 액션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은 홍콩의 플레이보이. 항상 새로운 삶을 원하는 주식투자가로 카레이스.스카이다이빙.모터레이스 등을 즐긴다. 그런데 대만 바닷가 출신인 순박한 처녀 수치 (舒琪) 를 만나면서 삶이 바뀌기 시작한다.

수치는 동성연애자를 연기하는 홍콩 스타 량차오웨이 (梁朝偉) 와 짜고 청룽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데….

투캅스Ⅲ- (MBC 밤 11시10분)

형사들의 요절복통 코미디

강우석 감독을 한국영화계의 실력자로 올려놓은 영화 '투캅스' 의 3편. 1999년 '주유소 습격사건' 으로 영화계를 흔들어놓은 김상진 감독이 선배 강우석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또 한편의 웃음 가득한 액션물을 만들었다.

1, 2편과 달리 이번엔 미스 코리아 출신의 권민중이 신참내기 여형사로 얼굴을 내민다. 태권도 유단자로 아무 것도 무서워하지 않는 여형사와 단순 과격한 고참 형사 (김보성)가 짝을 이뤄 유괴사건.조직폭력 등 각종 사건을 풀어나간다.

남과 여, 상관과 부하의 대결 구도 속에 우리 사회의 비리.모순 등을 풍자한다. 98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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