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에드워즈, 한국에서 꽃핀 막슛

중앙일보

입력

프로농구 SBS의 파워포워드 데니스 에드워즈(28.SBS)가 국내 프로농구에서 비로소 '막슛'의 위력을 꽃피우고 있다.

에드워즈는 19일 기아전에서 47점을 혼자 쏟아부으며 승리를 이끌었고 29경기만에 1천32점을 넣어 최단 기간에 1천득점 고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기록은 래리 데이비스(전 SBS)가 '97-'98시즌때 세운 31경기만의 1천득점을 2경기나 앞당긴 것.

한국에 오기 전 미국프로농구 2부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른 적이 있긴 하지만 에드워즈가 이렇게 뛰어난 활약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오히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각팀 코칭스태프들은 에드워즈의 기상천외하고 엉성한 슛자세를 보고 "기본기가 안 돼 있다"고 했을 정도.

그러나 에드워즈의 강한 승부근성과 빠른 두뇌회전을 눈여겨 본 김인건 감독은 에드워즈를 뽑았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한국 언론이 자신의 슛을 '막슛'으로 칭하는 것이 내심 언짢다는 에드워즈의 특기는 골밑 근처에서 한 타임 빠르게 쏘는 점프슛과 공을 던지는 방향이 예측 불가능한 훅슛과 언더슛으로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보기에는 마구잡이로 던지는 것 같지만 192㎝의 단신인 에드워즈가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미국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해 낸 '작품'이라는 것이 박인규 코치의 설명이다.

이충희 전 LG감독도 에드워즈의 '막슛'에 대해 자신이 현역 시절 단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몸을 뒤로 날리며 쏘던 '페이드어웨이슛'과 같은 종류로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경기당 평균득점 35.6점으로 2위 캔드릭 브룩스(30.18점. 신세기)를 크게 제치고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에드워즈는 현재 추세라면 역대 최고 득점으로 득점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에드워즈는 "개인 타이틀 획득이나 기록도 좋지만 그보다는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승부사다운 목표를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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