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 지상 IR] 한국전기초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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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초자는 삼성코닝과 함께 TV 브라운관과 컴퓨터 모니터용 유리벌브 세계 4대 생산업체의 하나다.

외국인들은 지난 10일 이후 이 회사 주식을 33만주 이상 순매수하며 지분율을 81.3%에서 18일 85.6%로 끌어올렸다.

이같은 외국인 지분율은 상장기업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외국인들이 이 회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4% 늘어난 7천1백억원, 순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한 1천7백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난해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은 생산성이 좋아진 데다 영업환경도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1997년만 해도 주요 생산품인 모니터용 앞면 유리를 1백개 생산하면 56개만 쓸 수 있었는데 지난해에는 80개로 늘어났다. 지난해 컴퓨터와 가전경기가 호조를 보였던 것도 수익성 호전에 일조했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영업환경이 좋지 않다. 그렇지만 이 회사는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8천억원, 순이익은 17% 늘어난 2천억원으로 잡았다.

연초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는 회사 스타일을 고려하면 올 실적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경기 둔화에도 실적 호전을 예상하는 것은 생산성 면에서 경쟁업체를 앞서기 때문이다. 대주주인 아사히글라스를 비롯해 삼성코닝도 생산수율이 80%를 밑돌고 있다. 한국전기초자가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17인치와 19인치 컴퓨터 모니터용 평면유리 생산을 확대하고 초박막 액정화면(TFT-LCD)용 유리벌브 등 신규 사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전방산업인 컴퓨터와 가전시장의 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이후 유리 벌브 공급이 수요를 소폭이나마 앞지르고 있다.

또 이 회사는 1백% 달러로 제품을 판매하는데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대주주가 아사히글라스여서 기술 도입이 유리한 측면이 있으나 경쟁업체이기도 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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