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김치 수출 확대에 바쁜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식품 가운데 몇 안되는 전략수출상품인 김치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대기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 제일제당, 대상 등 대기업들은 올들어 김치수출을 늘리기 위해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시장을 미국과 일본 등으로 다변화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련업체들 가운데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종가집김치' 생산업체인 ㈜두산으로 최근 미국과 유럽 등 구미지역 소비자들을 겨냥해 '냄새없는 김치'를 개발했다.

이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마늘, 생강, 파, 고춧가루 등 기존김치의 주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구미인들이 싫어하는 김치의 역한 냄새를 없앤 것.

이 제품은 특히 냉장조건에서 보통 1개월 정도 밖에 보존할 수 없는 기존김치와 달리 특허출원한 '저발효취숙성법'이라는 신공법을 사용, 보존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5개월 동안 보존이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앞서 두산은 작년말 미국 굴지의 식품사인 칼트라사와 연간 120만달러 규모의 김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김치의 잠재소비층인 중남미 이주민(히스패닉)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시식회 등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전개하는 등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뒤늦게 김치시장에 뛰어든 제일제당은 지난해 하반기 경기도 이천 육가공공장부지에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김치생산공장을 건립하고 다음달부터 '크런치 오리엔탈'(Crunch Oriental)이라는 브랜드로 미국시장에 진출한다.

8온스(227g)들이 유리병에 담긴 이 김치는 제일제당이 김치의 '글로벌화'를 위해 지난 2년여 동안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것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뛰어난 다이어트식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자스코 등 일본 현지업체들과의 계약을 위해 편의점 미니스톱에 김치를 소량 수출해온 대상도 올해부터는 그동안 수출과정에서 드러난 품질, 포장 및 물류부문에서의 문제점을 개선해 호주, 미국 등지에 대한 수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작년 기준으로 연간 7천만달러 규모인 김치 수출 가운데 98%가 일본지역에 집중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신제품 개발과 과학적인 마케팅활동을 무기로 내세운 대기업들의 김치수출시장 본격진출은 김치의 글로벌화와 이를 통한 수출확대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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