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정부 경제정책 윤곽

중앙일보

입력

오는 20일 출범하는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 윤곽이 드러났다.

폴 오닐 미 재무장관 지명자는 17일 재무장관 인준을 받기 위한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자신의 경제관을 피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강한 달러 정책을 유지하고 ^대규모 감세안을 적극 추진하며 ^철강산업 보호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오닐은 특히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행정부의 강한 달러 정책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초 일부 전문가들은 오닐이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코아사의 회장 출신이어서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강한 달러 정책을 수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이같은 오닐의 발언으로 17일 뉴욕 외환시장과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오닐의 이날 발언은 그가 월가 출신이 아니어서 금융계의 요구를 잘 모를 것을 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상당히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오닐은 이와 함께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 대선공약인 대규모 감세 정책을 지지한다고 강조하면서 경기촉진을 위해 감세 적용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철강업 등 특정 산업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일부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선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나 그는 기업들이 담함해 철강 공급을 줄이지 못하도록 반독점법 조항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 (IMF)
과 세계은행이 개도국 등에 금융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알코아사에서 일할 때 불필요한 생산설비에 대해서도 자금이 지원되는 것을 봤다" 며 "두 기구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막는 것보다 개별 국가의 경제발전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 고 말했다.

오닐은 또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의 친밀한 관계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그린스펀과 포드 대통령 시절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알코아사 이사회에서도 함께 일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경제의 기업들의 허점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언제쯤 수익을 낼지도 모르면서 매출만 늘리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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