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銀 진출에 대항 동네은행 합병도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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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은행이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외면하는 것을 소형 은행들이 선택해 수지맞는 영업 행태로 이용하기도 한다. 팬아시아는 대형 은행과 달리 당좌계좌에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
당장 수익이 나진 않지만 이자를 한푼도 주지 않는 당좌예금이 많아지면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져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점 3개, 자산 1억달러에 불과한 팬아시아의 수익성은 대형 은행이 부럽지 않다. 93년 창업 당시와 비교해 예금이 아홉배, 대출이 여섯배 늘었고 자산수익률(ROA〓당기순이익/자산총액)도 미국 은행 평균치(1.2%)보다 높은 1.31% 수준이다.

다른 소형 은행에 비해 팬아시아가 특별히 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3분기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에 등록된 8천3백여개 은행 중 자산규모 1백억달러 이상 은행의 ROA가 1.16%인데 비해 10억~1백억달러와 1억~10억달러 규모 은행의 ROA는 이보다 높았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도 규모가 작을수록 높다.

소형 은행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초대형 은행의 잇따른 등장은 커다란 위협이다. 이 때문에 소형 은행들이 합병을 통해 영업력과 자본력 확충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독일 뮌헨 중심가에서 북동쪽으로 15분 거리인 투체공원 안에 자리잡은 히포페어아인스 은행이 이런 경우다. 바이에른주에서 서로 경쟁하던 페어아인스와 히포테겐은행이 98년 합병한 것은 도이체.드레드스너.코메르츠 등 빅3의 지역 진출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

히포페어아인스 은행은 합병 이후에도 잇따라 다른 지역 은행들을 흡수하며 자산규모로 독일 2위의 은행으로 도약했다. 거꾸로 3대 대형 은행 체제를 공략해 이긴 것이다. 그러나 지역 밀착이라는 기본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기업설명(IR)분야의 부책임자인 크리스티안 베커 후송은 강조했다.
"자산규모로는 세계 수준이지만 철저하게 지역에 밀착한 경영을 중시합니다. 유로화 도입에 발맞춰 유럽 지역, 그중에서도 독일과 연관이 깊은 중부 유럽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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