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현대차 '철강분쟁' 가열

중앙일보

입력

포항제철과 현대자동차그룹간의 '철강싸움' 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몽구(鄭夢九)현대.기아차회장은 14일 몽골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기아차가 필요로 하는 냉연강판 중 포철이 공급하지 못하는 품목이 상당하며, 일부 품목은 품질도 떨어진다" 면서 "그럼에도 포철은 아직까지 관료적인 공급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횡포를 부리고 있다" 고 비난했다.

鄭회장은 "포철이 최근 동남아 시장에서 원가이하로 핫코일을 팔면서도 현대강관에는 단 1t의 핫코일도 공급하지 않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고 덧붙였다.

포철과 현대.기아차그룹은 그동안 현대차 계열사이자 냉연강판 제조업체인 현대강관에 포철이 원료용 핫코일 공급을 거부하면서 자주 분쟁을 벌여 왔는데, 올들어 정몽구 회장이 직접 나서 포철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포철의 유병창 대변인은 "오랫동안 거래해 온 고객사(연합철강 등)에게 주는 물량을 줄여가면서 현대강관에 핫코일을 줄 수는 없으며, 현대강관이 건설될 당시에도 이를 통보했다" 고 말했다.

그는 "수출시장 유지를 위해 동남아에 핫코일을 수출하는 것은 당연하며 가격은 국제시황에 따라 결정된다" 고 말했다.

한편 양사간의 다툼 속에 일본 고로업체들이 올 1분기 한국에 수출하는 핫코일 가격을 전분기보다 10% 이상 올리기로 해 일본산을 수입하는 현대강관등 국내 냉연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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