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숍 등 살림·육아·요리관련 업종 급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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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창업 욕구가 본격화된 80년대 후반부터 90년 말까지의 인기 사업은 단연 소규모 점포였다. 창업자금은 2천만∼5천만원이 대부분이었다. 창업을 주도한 연령층은 30대 이후의 주부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불어닥친 인터넷 붐과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은 여성창업에도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지금까지 소 점포 위주에서 탈피, 여성 창업의 영역이 보다 다양화될 전망이다.

지난 해에는 대학 내에 여성 창업지원센터가 개설되고, 여대생들 사이에도 창업이 취업대란의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되는 계기가 된 해였다. 주부 인터넷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인터넷 사업에 참여하는 30대 주부도 크게 늘어났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인터넷 사업에 참여하는 여성사업자는 갈수록 증가하지만 독립 창업 못지 않게 제휴나 동업이 많아지고 프리랜서형 창업도 늘어날 것이다.

소매업의 대형화 추세로 여성들의 점포 창업 기회는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대신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소호형 사업이나 틈새형 점포 창업이 전성기를 맞을 전망이다.

직업 경력을 살린 커리어 창업 붐은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던 직종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때문에 디자인이나 애니메이션, 웹, 여행, 통·번역, 비서, 사무, 서비스직이 바로 그것이다. 살림, 육아, 요리 등 주부 커리어를 살린 창업과 여성 고유의 특성을 무기로 한 사업도 늘어날 것이다.

손뜨개, 알공예, 종이공예, 진흙공예 외에도 핸드 메이드 아이템이라면 무엇이든 창업을 시도해 볼 만하다. 이렇게 본다면 솜씨 있는 주부의 이름이 브랜드로 붙은 각종 양념이 슈퍼마켓에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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