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 중위권 수험생 상위권 대학 도전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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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대학의 수시모집 선발인원 수는 23만6349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62.9%에 달한다. 서울대는 80%,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는 71~73%를 수시모집에서 선발한다. 수험생들이 올해 수시모집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쉬운 수능이라는 환경과 수능최저학력기준이다.

 해마다 많은 수험생들이 논술?학생부 성적이 좋았음에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불합격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수능이 쉬워지면 노력에 따라 중위권 학생들이 등급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벽으로만 다가왔던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올해는 거꾸로 상위권 대학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쉬운 수능으로 중위권 학생 등급 올릴 기회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논술, 학생부 중심 전형은 ‘대학별고사+수능’이라는 복합전형으로 이해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에선 1~2등급에 이르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한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일부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우선?일반 분할 선발 방법이다.

 2013학년도 연세대 논술전형인 일반전형방법을 살펴보면 인문계열은 우선선발(논술70%+학생부30%) 수능최저학력기준으로 언어?수리?외국어 모두 1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자연계열 우선선발 최저학력기준은 수리 가, 과학탐구 2개 영역 1등급이다. 일반선발(논술50%+학생부50%)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모집계열에 따라 2~3개 영역 2등급 이내다. 인문계 수험생 중 언어?수리?외국어 모두 1등급인 학생은 우선선발 대상자로, 2~3개 영역 2등급이내를 만족시킨 수험생은 일반선발 대상자로 분류된다. 우선?일반 선발로 각각 구분된 수험생들이 따로 경쟁을 한다는 얘기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역대 수능에서 인문계 수험생 중 언어?수리?외국어 모두 1등급이었던 학생의 평균비율은 1.1%, 수리 가와 과탐 1등급을 만족시킨 자연계 응시자는 평균 1.5%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선선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면 그만큼 경쟁률이 극단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인문계는 8대 1에 그쳐 논술로 합격 높아져

 지난 해 수능 응시생 수를 기준으로 이 수치를 환산하면 인문?자연계를 합해 7000여 명에 불과하다. 올해 연세대 일반전형 우선선발 인원이 798명인 점을 비춰본다면 7000여 명이 모두 연세대 논술전형에 지원한다 해도 경쟁률은 8.8 대 1에 그친다. 여기서 학생부 중심전형, 특기자 전형으로 빠지는 인원을 고려해보면 경쟁률은 더 낮아진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논술 우선선발에서 인문계는 평균 8대 1, 자연계는 4~5대 1 수준에서 경쟁률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수십 대 일을 넘기는 일반선발 경쟁률과 비교해본다면, 우선선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면 그만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수험생들은 수시모집 지원횟수가 6회로 제한되면서 대학별 고사에 대한 부담이 적은 학생부 중심 전형을 보험 격으로 넣을 수 없게 됐다. 6회 내에서 합격 가능성을 점쳐야 한다.

 첫 번째 판단기준은 6월 모의평가 성적이다. 올해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는 8월 16일부터 9월 11일까지 기간 내에 대학 자체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9월 모의평가는 9월 6일에 실시되기 때문에 9월 모의평가 성적을 분석하고 수시모집 지원전략을 세우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김영일교육컨설팅 조미정 소장은 “6월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모집 지원 가능 대학을 선정한 뒤, 이를 기준으로 수시모집 지원대학을 골라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덕 소장은 “6월 말에 발표되는 각 입시기관의 합격 예측선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각 대학들이 수시모집에서 경쟁적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높여 우수학생을 선점하는 현상이 심해졌다”며 “지난해 하향?안정지원 경향과 맞물리면서 상위권대학의 정시모집 합격선이 백분위 총합 평균으로 5%가량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각 입시기관들도 이를 고려해 정시모집 합격 예측선을 다소 하향조정 할 것이란 전망이다.

학생부전형은 합격권, 논술전형으로 상향 지원을

 정시모집 지원가능 대학을 골라 낸 뒤엔 이와 비슷한 수준의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모집학생부 중심 전형에 대한 합격가능성을 진단해본다. 학생부 중심 전형은 대부분 내신합격선이 공개돼있기 때문에 합격가능성을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조 소장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중심 전형 합격 가능 대학을 조사한 뒤 한 단계 높은 대학?학과의 논술전형에 지원해보는 6회 조합을 짜볼 것”을 권했다. “학생부 중심 전형을 합격 안정권으로 고려하고, 논술전형으로 상위권 대학에 도전해보라”는 권유다. 이 소장은 “서울 소재 대학의 논술전형 일반선발 합격생들의 내신 평균은 2~3등급”이라며 “내신 성적이 4등급 이하의 학생들은 이 격차를 뒤집기 힘들다”고 주의를 줬다. 이어 “우선선발에선 내신 성적 5등급 학생들도 합격한 사례가 있다”며 “논술실력이 뛰어나고 내신이 떨어진다면 우선선발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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