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얼굴] 차범근에 대한 소고(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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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뒤 알려진 바로는 중국언론이 '공한증'으로 한국 사람들을 싫어하여 퇴출이 아닌데도 퇴출인 것처럼 오보를 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가 이끈 선천 핑안팀은 그를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차감독이 아내 오은미씨의 병간호 때문에 감독직 재계약을 포기한 것이라고 한다. 씁씁한 일이다.

물론 중국언론의 보도를 한국언론이 인용하여 '퇴출'이라고 보도 했을지 모르겠지만, 한국언론은 예전부터 중국언론의 '한국감독 죽이기'를 알고 비판하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도 이런 국가적으로 민감한 사항을 다시 한 번 조사해보지도 않고 무작정 '퇴출' 이라는 말을 써가며 특종으로 보도를 하다니! 정말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이 기사로 인해 차범근 그의 인격은 또 꼬꾸라지고 말았다.

국민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주는 언론사의 무책임한 보도..그리고 차감독의 진실..그는 또 한번 울었다.

세계가 차범근을 축구계에 영향을 미친 인물로 손꼽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의 조국인 우리나라는 그를 무엇으로 취급하는가!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차범근'을 검색해보아라.

그의 데이터는 거의 없다. 하지만 기회가 왔다.

FIFA가 1월 1일 그동안 인정해 주지 않았던 차범근의 A매치 출전 경기수를 인정하게 되어 단숨에 홍명보를 제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A매치에서 뛴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121회의 A매치 경기출전".

이제 다시 일어설 때가 되었다. 지도자로서 충분한 재능과 리더쉽을 가진 차범근의 힘찬 발걸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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