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액면분할, 주가하락의 원인 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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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코스닥 등록기업들도 지난해 액면분할을 활발하게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스닥 기업들의 액면분할 비율은 나스닥 기업들의 5배에 달해 코스닥시장의 유통 주식 수를 크게 늘리고 주가 하락까지 부채질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닥증권시장은 4일 지난해 유진기업을 선두로 코스닥시장에서 전체 등록기업들의 18.5%인 111개 등록기업들이 액면분할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전체 상장기업들의 6.7%인 324개사가 액면분할을 실시해 액면분할을 실시한 기업들의 비중은 코스닥이 나스닥의 3배에 달했다.

특히 코스닥 기업들은 평균 9.5대 1의 비율로 액면분할을 실시한 반면 나스닥 기업들은 평균 1.99대 1에 그쳐 코스닥 기업들의 액면분할 비율이 5배나 높았다.

이현택 시장서비스팀장은 '코스닥 기업들은 오로지 유동성 제고에만 초점을 맞춘 반면 나스닥 기업들은 액면분할을 주가 관리 수단으로까지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나스닥 기업들은 액면분할을 실시할 경우 2대 1 미만의 낮은 비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그것도 여러 차례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반해 코스닥 기업들은 액면분할 비율이 너무 높아 단기간에 유통 주식 수를 크게 늘렸으며 결과적으로 주가하락을 초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나스닥의 경우 액면가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심지어 무액면도 가능하지만 코스닥은 100원부터 5천원까지 6종류에 국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코스닥의 경우 액면분할을 실시할 경우 2일간 거래정지지만 나스닥은 거래정지가 없다면서 제도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코스닥증권시장은 강조했다.(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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