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공, `잘 팔리는 담배만 대폭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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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인삼공사가 올 1월부터 담배 소비세 등의 인상에 따라 담뱃값을 일제히 올리면서 `디스' 등 시장 점유율이 높은 담배는 가장 많은 인상폭인 갑당 200원이나 올려 애연가들로부터 세수(稅收) 증대만 고려한 편법 인상이라는 불만을 사고 있다.

4일 담배인삼공사에 따르면 올해부터 담배에 붙는 소비세와 지방 교육세가 각각 50원, 71원 인상되면서 담배 1갑당 148원(부가세, 유통마진 포함)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담배공사는 지난 1일부터 `디스', `에쎄', `타임' 등 3종은 200원, `리치', `심플', `디스플러스' 등 8종은 100원씩 가격을 올리고 `한마음', `시나브로' 등 12종의 담뱃값은 동결했다.

이처럼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 1위인 디스(47.6%)와 에쎄(2위, 8.3%), 타임(4위, 4.4%) 등 잘 팔리는 담배는 200원씩 올리고 시장 점유율이 낮은 담배는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에 그쳐 정부와 담배공사가 세금 징수에만 골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전 만년동에 사는 김 모(28.회사원)씨는 '담배에 붙는 세금이 인상됐으면 공평하게 일률적으로 부과되어야지 많이 피는 담배는 가격을 많이 올리고 잘 안피는 담배는 조금 올린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특히 `디스'의 가격 인상은 적지 않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담배공사 관계자는 '세법 개정에 따른 세금 인상폭 만큼의 안정적인 세원 마련을 위해 매출량 등을 고려, 재경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제품별 인상폭을 결정했다'며 '`디스'의 경우 지난해 부가가치세 부과(10%)시 인상폭이 가장 적어 불가피하게 인상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부터 미국 필립모리스는 국내 시판 중인 12종 모두의 담배 가격을 200-300원, 일본담배수입회사(JTI)는 17종 가운데 13종의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대전=연합뉴스) 윤석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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