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NIE 독서글짓기대회 수상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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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제2회 NIE 독서글짓기대회 수상자가 발표됐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와 중앙일보가 후원한 이번 대회에는 500여명의 초?중?고교생이 참여해 글쓰기 실력을 겨뤘다. 중앙일보교육법인이 주관한 이 대회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직접 심사에 참여해 신뢰도를 높였다. 각 부문 대상 수상자 중 초등 1~2학년, 3~4학년, 5~6학년부 수상자들의 글을 싣는다.

[초등1~2학년부 대상]

전래동화 토끼전 읽고 뒷이야기 상상해서 쓰기 - 김연경(서울 홍익초 2)

병이 난 용왕님의 병을 고치러 자라가 토끼의 간을 구하러 갔지만 그 속셈을 알아 차린 토끼는 간을 두고 왔다는 재치로 도망갔어요. 자라는 고민을 하다가 육지로 올라가 인삼을 구해왔지요.

자라의 인삼으로 병이 나은 용왕님은 큰 잔치를 열었어요. 너무 신난 거북이는 음식들을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배가 아팠어요. 의원님을 찾아간 자라는 그것이 배탈이 아니고 바로 '육지병'이라는 말을 들었답니다. 평생 바닷속에만 살던 자라가 육지로 올라가 신기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본 후 육지를 그리워하는 '육지병'에 걸린 거지요.

자라는 밤마다 잠을 못 이루고 육지를 그리워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용왕님과 모든 바다 친구들이 잠이 들면 몰래 용궁을 빠져나와 육지구경을 나갔답니다. 자라는 바닷속에 없는 나무, 꽃, 밤 하늘의 별빛이 너무나 신기했어요. 육지병 덕분에 자라는 육지에 관한 만물박사가 되었고, 육지에 알을 낳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때이후로 모든 자라는 바다와 육지를 오가는 생물이 되었답니다.

[초등3~4학년부 대상]

사계절 중 하나를 선택해 관찰기록문 쓰기 - 송보영(경남 진주교대부설초 4)

봄이 오면 우선 바람이 달라진다. 겨울에 부는 바람은 차갑고 건조하고 눈을 아프게 했는데 3월이 되면 학교 가는 길에 내볼에 와 닿는 바람이 어느새 친절한 태도로 변해있다. 부드럽고 물기를 머금은 바람이다.

봄이 오면 그래서 비가 자주 온다. 한꺼번에 많이 오지는 않고 땅을 적실 정도로 촉촉이 오는 비가 많다. 그래서 봄이 오면 땅이 달라진다. 시골에 가면 땅이 훨씬 부드러워졌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차갑고 딱딱하고 풀들은 말라있던 땅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것 같다. 두더지가 지나간 자리는 땅이 들떠있어서 밟으면 푹 꺼진다. 여기저기 쑥이 돋아나고 냉이나 질경이도 있어서 땅을 파보면 뿌리가 길게 뻗어있다. 추운 겨울에도 죽지 않고 부지런히 싹을 밀어올린 풀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풀 사이로 작은 벌레들도 있고 움직임이 빠르다.

도시에서도 겨울에는 보이지 않던 개미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어제 학교로 가는 골목길에서 작은 콩벌레를 보았는데 내 발소리에 놀랐는지 몸을 재빨리 공처럼 또르르 말았다. 골목길에는 민들레도 노랗게 피어있다. 봄이 오면 많은 꽃이 피어나고 사람들은 꽃구경을 가서 꽃처럼 웃으며 ‘하하호호’ 사진을 찍는다.

[초등5~6학년부 대상]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감상문 쓰기 - 홍상우(경기 관곡초 6)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죽음에 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이곳에 남아 있는 사람이 행복해야 하늘에 있는 엄마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엄마가 옆에 계신 거 같은데, 없다고 생각할 때에는 마음이 갑갑해지고 슬프다. 사실 돌아가셨다는 것은 슬프지 않은데, 내 옆에 안 계실 때 그냥 슬프고 눈에서 눈물이 나온다. 돌아가신 게 슬프지 않은 이유는 엄마가 하늘나라에 가셨기 때문이다. 그곳은 아프지도 않고 여기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할 것이기에 슬프지 않다. 나도 죽어서 빨리 그곳에 가고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곁에 안 계실 때는 그냥 슬프다. 이 마음은 당하지 않고는 모를 것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선생님이 읽어보라고 하셔서 읽었다. 영화로 먼저 보아서 대충 내용을 알고 있었다. 영화로 볼 때에는 여자 아이들이 눈물을 흘리고 다른 친구들도 따라 울었었다. 하지만 나는 영화로 볼 때는 슬프지 않았다. 하지만 책은 달랐다. 책을 읽고 한참을 생각해 보니 너무도 슬펐다. 어디가 어떻게 슬픈지 모를 정도로 전체가 모두 슬펐다. 알을 낳지 못하는 잎싹이 버려진 것도 슬펐고 초록머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도 슬펐다. 심지어 족제비가 자식을 먹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너무 슬펐다. 책을 읽으면서 엄마의 사랑을 생각해 보았다. 엄마의 사랑은 정말 바다라는 생각이다. 생각할수록 계속 생각이 나니까 많은 물을 담고 있는 바다인 것 같다.

나는 한 번 더 엄마의 사랑을 만져보고 싶다. 초록머리의 마음도 내 마음과 같을 것이다. 하늘에 계신 엄마도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정리=중앙일보교육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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