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 개장 9개월만에 주가 4분의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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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개장한 제3시장이 제도미비와 증시폭락,기관과 외국인의 무관심이라는 3중고 속에 개장시에 비해 주가가 4분의 1로 떨어졌다.

또 주식수는 40배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 시가총액은 30%밖에 늘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코스닥증권시장이 발표한 제3시장 2000년 거래동향에 따르면 개장초인 지난 3월 수정주가평균이 주당 6만1천525원에 달했으나 다음달 곧바로 2만7천원대까지 급락한데 이어 지난 26일 폐장시에는 1만5천777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3월 9개 기업,1천400만주에 불과하던 지정주식수는 12월 폐장시 131개 기업,5억5천280만주로 무려 39.5배로 늘어났고 자본금규모 역시 90억원에서 56배인 5천24억원까지 늘어난 반면, 시가총액은 7천843억원에서 1조300억원으로 30%정도밖에 늘지 않아 제3시장이 개장 첫해인 올해 얼마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는가를 드러냈다.

특히 거래소는 물론, 제3시장의 직접적 비교대상인 코스닥시장이 대폭락세를 겪으면서 거래 자체가 극히 부진해졌다.

지난 3월에는 거래형성률과 거래량 회전율이 각각 100%와 1.23을 기록했으나 폐장시에는 각각 67.21%와 0.1수준까지 급락해 실질적인 주식거래시스템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과 외국인들의 무관심도 심각한 수준이어서 지난 3월29일 이후 누적거래대금비중이 각각 2%와 0.1%에 불과했다.

투자자보호를 위해 지난 5월과 11월 2차례의 공시제도강화를 통해 당초 발행회사현황과 감사보고서,주주명부만 제출하던 것을 반기검토보고서 및 발행인 관련사항까지 확대하고 수시공시사항을 당초 어음,수표의 부도거래정지 등 8가지 사유에서 자산재평가 등 15가지 사항으로 확대한 것은 투자자보호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꼽혔다.

그러나 비더블류텍과 꼬까방 등 2종목은 부도시 부도공시마저 신속히 이뤄지지 못한 것을 비롯, 넷티브이 코리아,한국미디어통신 등이 영업활동중단에도 불구, 공시를 내지 않는 등 적지 않은 기업들이 불성실공시를 남발해 지정기업들이 증시거래기업으로서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발행시장에서는 지난 3월29일 거래개시부터 지난 26일 폐장시까지 지정기업들은 28회에 걸쳐 공모와 사모를 통해 모두 641억원어치의 주식과 104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집계돼 지정기업들 중 일부는 제3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성공했으나 극히 일부에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 거래규모에서는 아리수인터넷이 개장이래 총 1천400만여주의 누적거래량으로 누적거래량 1위에 올랐으며 한국웹티브이는 누적거래대금 194억원으로 누적거래대금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가총액에서는 제3시장의 거인 센트럴시티가 1천895억원으로 가장 컸다.

증권사별 거래규모에서는 삼성증권이 매수대금과 매도대금에서 각각 220억원과 310억원으로 모두 1위에 오른 것을 비롯, 현대(193억원,178억원), 대신(152억원.140억원) 등 대형증권사들이 제3시장에서도 수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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