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특위 위원장 교체 안팎]

중앙일보

입력

국회 한빛은행 대출의혹사건 국정조사특위가 28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위원장 교체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간 '기싸움'의 성격을 띤 논란이 벌어져 두차례 정회가 선포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발단은 민주당 원내총무 경선을 염두에 두고 사퇴의사를 밝힌 이상수(李相洙)위원장 대신 같은당 박광태(朴光泰) 의원을 관행에 따라 합의선출하려던 민주당과 자민련의 입장과 달리 갑자기 초선인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 의원이 야당간사인 정형근(鄭亨根) 의원을 추천한뒤 표결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이 위원장 대신 여당간사 자격으로 임시 의사봉을 잡았던 장성원(張誠源) 의원은 오전 회의 참석자가 한나라당 7명인데 반해 민주당과 자민련은 2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나온 원 의원의 `기습'에 대해 "여야 간사협의가 필요하다"며 서둘러 정회를 선언했다.

여야는 간사협의를 통해 박광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회의를 속개했으나 다시 원 의원이 나서 "앞으로 증인 신청 등 여러 문제가 있으므로 회의 진행을 공정하게 한다는 새 위원장의 다짐이 필요하다"고 요구, 논란을 벌이다 두번째 정회가 선포됐다.

뒤늦게 회의장에 나타난 박 의원은 회의가 다시 속개되자 위원장직을 수락한 뒤 장 의원으로부터 의사봉을 넘겨받고는 원 의원의 `다짐' 요구를 무시한 채 곧바로 산회를 선포하는 의사봉을 두드렸다.

박 위원장은 산회후 "배우면서 정치를 해야지..."라고 원 의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표시했고, 원 의원은 자신의 의사진행발언을 무시한 특위 운영 방식에 대해 거듭 문제를 제기하는 등 신경전이 이어졌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