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생산 대만 첫 추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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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해외생산분을 제외할 경우 올해 정보기술(IT)생산에서 처음으로 대만을 추월했다고 대만 전문기관이 26일 밝혔다. 대만 정보산업연구소 산하 마켓정보센터는 이날 낸 연말 보고서에서 대만의 국내 생산 IT제품이 올해 230억8천만달러 어치로 작년에 비해 9.8% 늘어난데 반해 중국은 기록적인 38.4%의 성장 속에 255억4천만달러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보고서는 이로써 중국이 대만을 제치고 IT제품 생산에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처음으로 세계 3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생산분까지 포함할 경우 대만이 540억달러로 여전히 중국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일본은 올해도 국내생산분 기준으로 각각 884억9천만달러와 454억7천만달러 어치를 생산해 1, 2위를 고수했다.

보고서는 대만의 해외생산비중이 근 60%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중국본토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집계했다. 대만 IT제품의 해외생산분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시장에 수출되고 있다.

대만 생산제품의 세계시장 비중을 보면 스캐너의 경우 90% 이상, 마더보드와 컴퓨터 케이스 및 스위치 파워 서플라이는 70% 이상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트북컴퓨터와 모니터도 전세계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대만이 스캐너의 경우 올해 사실상 모든 생산기반을 중국으로 옮기고 디지털 스틸 카메라와 모니터 및 CD/DVD 드라이브 역시 해외생산을 크게 늘리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주로 기술 수준이 낮은 제품라인을 해외로 이동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대만 IT산업의 대외경쟁력 약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대만 IT산업의 성장률이 지난 95년 연율 기준으로 기록적인 34%에 달한 후 점차 둔화되고 있다면서 올해의 경우 17.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성장이 둔화되는 것은 대만 IT제품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데 크게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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