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기아등 일부 팀 PO 고의탈락 '작전'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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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가 때이른 '드래프트 괴담' 으로 뒤숭숭하다.

내년 대졸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학 최고의 센터 김주성(중앙대.2m5㎝)이나 장신 가드 정훈(성균관대.2m)을 잡기 위해 일부 팀이 일부러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억측에 가까운 이 괴담은 김주성.정훈의 뛰어난 기량을 뒷받침한다. 대학 코트를 평정한 김의 잠재력은 SK의 서장훈(2m7㎝)과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정은 허재(삼보)를 대신할 만하다.

현행 드래프트는 정규리그 7~10위팀에 1~4순위 지명권을 준다. 팀당 25%의 확률이 주어지므로 김주성.정훈을 한 묶음으로 보면 50%다. 팀으로서는 해볼 만한 도박인 것이다.

혐의를 받는 팀은 기아.현대.SK 등이다. ▶한차례 이상 우승해 성적에 대한 부담이 적고▶대형 신인이 필요하며▶올시즌 초반 기대 밖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들이다.

김유택의 은퇴로 장신 구단의 전통이 끊긴 기아는 '젊은피' 를 열망하고 있다. 골밑 열세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는 SK의 서장훈, 삼성의 이규섭(1m98㎝)에 필적할 국산 포스트맨이 필요하다.

SK는 내년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서장훈과의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서와 재계약하면 서장훈-김주성으로 국내 최강의 포스트진을 구축할 수 있다.

이들이 '작전' 에 들어갔다는 징후는 없다. 현대는 지난 3일 라이벌 삼성전에서 전력투구해 역전승을 거뒀고, 14일에는 골드뱅크에 15점차로 뒤지다 경기를 뒤집는 끈기를 보였다.

SK도 최인선 감독이 머리를 짧게 깎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올시즌 부진은 서장훈의 부상과 재키 존스(33)가 체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즌 종반 정규리그 우승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일부 팀들이 '작업' 에 들어갈 것으로 우려한다. 그럴 경우 "프로농구는 사기" 라는 농구팬들의 질책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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