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활용해 영상의료기로 병 진단하게 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지난해 세상을 뜬 스티브 잡스가 정보기술(IT)과 인문학·디자인을 융합했다면 독일 지멘스헬스케어의 베른트 몬탁(43·사진) 사장은 IT와 의료기기의 융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멘스헬스케어 사업부 가운데 의료영상·IT 부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그의 손에는 항상 애플 아이패드가 들려 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방사선학회(ECR) 2012’에서 만난 몬탁 사장은 “애플 아이패드의 혁신 정신을 배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아이패드를 통해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찍은 뇌 영상을 3차원(3D)으로 보여줬다. 지멘스의 ‘신고비아’라는 영상정보통합솔루션을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으로 만든 것이다. 의사들은 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움직이는 병원을 구축한 셈이다.

 의료기기와 IT의 융합은 지멘스헬스케어가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신사업 전략이기도 하다. 선진국을 타깃으로 한 고가의 의료 영상기기보다 저렴하면서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해 신흥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겠다는 것이다. 몬탁 사장은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드르 대학에서 금속클러스터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1995년 지멘스에 입사했다.

 -‘신고비아’가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디지털 영상 의료기기로 찍은 이미지를 모니터에서 보여줄 때 손동작만으로 이미지를 다룰 수 있게끔 신고비아를 발전시켰다. 의사가 수술 중에도 각종 이미지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앞으로는 신고비아처럼 의료기기에 IT를 융합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의 유전 데이터를 활용해 영상 의료기기로 병을 진단·예방하는 것이 의료 영상기기 시장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이다.”

 -IT 전문가를 영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나.

 “지멘스 안에는 의사·기술자 등 다양한 경력의 인재가 있다. 입사하고 3~4년이 지나면 서로 융합해 자신의 배경은 잊게 된다. 배우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한국은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시장이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 우리 입장에선 장비를 파는 것보다 한국의 병원과 진행하는 리서치 작업이 더 중요할 정도다. 작업 성과도 좋아 만족스럽다. 한국에 있는 지멘스 초음파 연구개발(R&D)센터와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