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대선출마 선언뒤 YS 찾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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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대통령 후보 경선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그에 맞선 경쟁자 5명의 경쟁 구도로 구체화하는 양상이다. 4·11 총선 승리와 대세론에 힘입어 박 위원장이 ‘1강(强)’으로 나선 상태에서 김문수(사진) 경기지사, 정몽준·이재오·김태호 의원, 정운찬 전 총리 등이 ‘비박(非朴) 5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단 김 지사가 22일 박 위원장을 겨냥해 “막연한 대세론을 갖고 (대선 승리는) 어렵다”며 18대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그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저는 자금·인력·조직이 없고 대세론도 없다. 그래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만류하는 분도 많았다”며 “제가 과연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의 자격을 갖고 있는지 번민도 했지만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바꿔나가는 그 길에 나서기로 결단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돼 온 인사들 가운데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한 사람은 김 지사가 여야를 통틀어 처음이다.

 그는 지사직 사퇴와 관련, “조금 더 생각해 지사직에 큰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정리할 계획”이라며 “(23일부터 시작하는)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은 가급적 이른 시간 내에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지사직을 내놔야 한다. 김 지사는 또 “완전국민참여경선제가 본선 경쟁력을 가늠하는 제일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당헌·당규 변경을 공식 요구했다.

 정몽준 의원도 이달 중으로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이재오 의원은 다음 달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란 전망이다. 정운찬 전 총리 역시 여건을 고려해 새누리당 경선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에서 연속해 야권 후보를 꺾은 김태호 의원이 젊은 주자론을 내세워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해에 머물고 있는 김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공부가 덜 됐다”면서도 “대선 승리를 위해 큰 틀에서 기여할 부분을 고민하지 않는 것은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대선 출마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일각에선 5·15 전당대회에 완전국민경선제를 전당대회 이슈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다듬고 있다. 한편 김 지사는 출마 선언 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대세론이라 하지만 김 지사도 열심히 한다면 좋은 일 있을 수 있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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