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컬럼] 구멍가게도 특색 살려 ‘브랜드’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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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고등학생들이 노스페이스 제품을 경쟁적으로 입는다는 언론의 보도를 보았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 사람들은 그저 배고픔을 면할 수 있으면 만족했다. 그러나 지금의 소비자들은 기능에 만족하지 않고 기호를 따진다. 커피·음식점·옷·신발 모두 브랜드를 따진다.

 브랜드 가치가 없는 제품은 매장에 납품하기도 어렵고, 판매도 되지 않는다. 철없는 중·고등학생을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렇게 잘나가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기업들은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 브랜드컨설팅업체인 브랜드 파이낸스에서 발표한 2012년 세계 500대 브랜드를 보면 우리나라 브랜드도 11개나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6위를 차지했다. 1위는 지난해 1위인 구글을 제치고 애플이 차지했다.

[일러스트=강일구]

 애플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스티브잡스와 아이폰을 많이 들어봤기 때문이다. 단순히 유명하다고 해서 브랜드 가치가 높은 것은 아니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었다는 것이다. 브랜드는 애플이나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이 엄청난 자본력을 투자해야 만들어지는 것일까? 미국의 소형음식점에서 출발한 맥도날드도 브랜드가치 세계 18위에 들고 있고, 치킨점에서 출발한 BBQ도 이젠 대기업이 돼가고 있다.

 그렇다면 내 가게의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까? 코카콜라는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을 떠올리게 되고, 에버랜드는 가족이나 연인에게 재미있는 체험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든다. 볼보자동차는 안정감이 떠오르고, 지프자동차는 모험이 떠오른다.

 우선 우리가게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분석해보자. 얼마 전 만난 한 음식점 대표는 ‘우리가게에 오는 모든 고객들이 다 대박이 나길 바랐다’고 했는데, 이 음식점에 가려면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이처럼 사업주의 마음가짐이 특징인 경우도 있고, 짬뽕전문점 같은 경우도 제품의 차별화가 가치가 될 것이다. 대를 이어 사업을 하는 경우 장인정신을, 마사지와 좌훈, 건강관리를 한꺼번에 서비스해주는 쑥좌훈방 같은 경우 서비스방법을 브랜드가치로 내세울 수 있다.

 가치를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봉사활동과 같은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같은 소통수단을 활용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활동들이 일관성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가치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보니, 사업주의 꾸준한 활동들이 쌓여야만 고객들이 브랜드로 인식하게 되고, 신뢰를 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규모 점포는 사업주 개인의 브랜드가치가 점포의 브랜드가치와 함께 발전하는 것이며, 사업주의 외모, 품위 또한 함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므로 사업주의 행동 한 가지 한 가지가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선희 소상공인진흥원 천안아산센터 선임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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