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우즈 괴력의 '이글 쇼'

중앙일보

입력

1.39%.

올 시즌 타이거 우즈의 이글 확률이다. 1천3백68개 홀에서 이글 19개를 기록했으니 평균 72홀당 1개꼴이다. 미국프로골프(PGA)에서 이글 부문 1위다. 그러나 세계 랭킹 1위 우즈는 23일 이글 확률을 비웃었다.

하와이 카우아이의 포이푸 베이 골프클럽(파72.6천2백61m)에서 끝난 그랜드 슬램 골프대회 최종 2라운드.

우즈는 정규 18번홀에서 이글을 잡아 5언더파 1백39타로 비제이 싱(피지)과 동타를 이룬 뒤 같은 홀에서 벌어진 연장전에서 또 다시 이글을 잡았다.

기적같은 끝내기 '이글-이글' 에 힘입은 우즈는 대회 3연패와 함께 우승상금 40만달러를 챙겼다. 비공식 대회 포함, 올 시즌 11승이다.

4명이 출전한 대회에서 톰 레이먼이 1언더파 1백43타로 3위에 올랐고, 폴 에이징어는 4오버파 1백48타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마지막 18번홀(파5.4백95m). 17번홀까지 1타차 선두를 달리던 마스터스 챔피언 싱은 18번홀에서 3온 1퍼팅으로 버디를 잡았다. 5언더파 1백39타로 우즈와의 격차를 2타차로 벌렸다.

특히 5m50㎝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뒤 '아무리 우즈라도 별 수 있겠느냐' 는 듯 회심의 미소까지 지었다.

그러나 장타자 우즈의 파워가 다시 한번 빛났다.

드라이버샷을 2백97m나 날린데 이어 6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 샷은 홀컵 30㎝ 거리에 떨어진 뒤 굴러 1m80㎝ 거리에 멈춰섰다.

퍼팅을 실패하면 2위로 밀려나는 마지막 승부처. 우즈는 침착하게 공을 홀컵에 떨어뜨리며 이글을 기록,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다시 18번홀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첫 홀. 우즈는 3백14m 거리의 페어웨이 왼쪽에 공을 떨어뜨리자 싱도 드라이버 티샷을 2백79m 날려보냈다.

장타자 우즈 앞에서 '3온은 곧 패배' 라는 걸 잘 아는 싱은 여기서 승부를 걸었다.

그린 앞에 워터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었지만 과감히 홀을 직접 공략, 공을 홀컵 4m20㎝ 거리에 떨어뜨렸다.

우즈의 차례. 7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 샷은 홀컵 3m 거리에 멈췄다.

승부는 퍼팅에서 판가름났다. 싱이 내리막 이글 퍼팅을 실패한 반면 신중하게 그린 브레이크를 살핀 우즈가 퍼팅한 공은 홀컵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리고 우즈는 '18번홀의 사나이' 란 또하나의 별칭을 보탰다.

우즈는 "전날 잠을 푹 잔 덕분에 컨디션이 좋았다" 며 "이처럼 극적으로 우승해 본적이 없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바라던 진정한 승리" 라고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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