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 나선 인텔 '어디로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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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제조업체 인텔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여파로 웹 호스팅 사업 내부에는 경쟁이, 외부에는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인텔은 생각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 웹사이트를 호스트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인텔은 3개 부문에서 적어도 세 부분의 독립적인 사업을 가까스로 운영중이다. 그리고 이 세 부문은 모두 매니지드 호스팅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는 매니지드 호스팅 시장이 2004년까지 10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 통신 제품 그룹의 리 랜드는 "인텔이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꼭 부정적인 측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텔의 각 부문들은 긍정적인 영향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통신제품 그룹은 인텔의 넷스트럭처(NetStructure) 생산라인에 기초한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기 위해 파트너를 충원중이다.

하지만 일부 파트너들은 인텔의 전략으로 난처해졌다.

혼선된 메시지

인텔은 지난주에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샌디애고의 넷스트럭처 리소스 센터(NetStructure Resource Center) 출범을 연기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넷스트럭처 어플라이언스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할 수 있는 e-비즈니스 데이터센터 스토어(e-Business Data Center Store)를 추진했다.

인텔은 인수한 기업들을 조합함으로써 넷스트럭처 생산라인을 만들었다. 인수한 기업에는 로그 파일을 검토함으로써 웹사이트 트래픽을 분석하는 웹트렌즈(WebTrends)와 웹 메일 벤더인 EMU메일(EMUmail)이 있다. 이 두 회사는 인텔 상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인텔 아키텍처 그룹과 휴렛팩커드(HP)가 인텔의 넷스트럭처가 아닌 HP 넷서버(NetServer)에 기초한 솔루션 센터를 공동으로 발표해서 문제가 훨씬 더 혼란스러워졌다. 인텔 아키텍처 그룹과 HP는 두 고객과 일부 파트너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두 기업은 호스팅용으로 사용될 수 있고 미리 테스트를 거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스택 제작법을 만들고 있다. 초기 프로토타입에는 MS 익스체인지, SQL 서버 및 SAP R/3를 작동시키는 윈도우 2000 클러스터 등이 포함된다.

최고의 새 친구들

소비자들을 위한 후속 서비스를 담당할 HP는 인텔과 독점적으로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HP의 e-서비스 부사장인 니겔 볼은 "인텔과 HP 엔지니어들은 협력 관계가 너무 돈독한 나머지 식사도 같은 식당에서 할 정도"라고 괴시했다.

인텔은 외부 기업들과는 협력을 잘하는 경향이 있다. 인텔은 세계 곳곳에 위치한 몇 개의 데이터 센터를 이미 운영중에 있다. 또한 인텔은 자사의 데이터센터와 경쟁하게 될 데이터센터구축을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

한 인텔 온라인 서비스 팀은 비딕스(Veedix)를 설계하는 일을 도왔다. 비딕스는 학교와 포춘지 선정 1000대 기업들에게 호스팅 및 코로케이션(co-location)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M&A 테크놀로지(M&A Technology)에서 분사했다.

비딕스 사장인 페리 헨더슨은 "인텔은 굉장한 작업을 수행했다. 인텔 덕분에 우리는 계획보다 6~8개월 빨리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우리가 수익성 있는 회사가 된 데는 인텔의 공이 크다"고 밝혔다.

다각화가 열쇠다

인텔은 적어도 사업 승산에 있어서는 균형 감각을 잃지 않고 있다. 인텔의 최우선 사업은 여전히 마이크로프로세서다. 하지만 인텔은 PC 시장에서 수입원을 다각화해야 할 필요성 또한 느끼고 있다.

컴팩 컴퓨터, 델 컴퓨터 같은 주요 PC 제조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부진한 시장 성장률과 하드웨어 가격 하락으로 하향세를 걸어왔다. 지난 13일 인텔과 델 주식은 연중 최저치에 가까운 선에서 거래됐다.

인텔이 웹 호스팅 사업으로 회사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호스티드 및 매니지드 서비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참가한 기업들이 많아 상황이 복잡하다.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Exodus Communications), IBM, 큐웨스트 커뮤니케이션 인터내셔널(Qwest Communications International) 등이 비교적 초기에 자리잡은 대기업이다.

월스트리트는 1999년에 엑소더스를 최고 실적주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엑소더스는 분기마다 이익을 내지 못했고 애널리스트들은 점차 이 회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 결국 최근 몇 달 사이 엑소더스의 주가는 급격히 하락했다.

수많은 경쟁

PSI넷(PSINet)은 웹 통합 업체인 엑스피디어(Xpedior)로 인한 피해를 예상, 이 회사에 대한 자사 지분을 매각중이다.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도 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코발트 네트웍스(Cobalt Networks) 인수에 승부를 걸고 있으며, 신생 기업인 엔짐(Ensim)사는 서둘러 파트너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주 엔짐은 서부 지역 4개 주에 소재한 중소기업들에게 호스팅 및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아웨스트 인터넷 서비스(ViaWest Internet Services)사와 제휴 관계를 체결했다. 바이웨스트 사장인 로이 디모프는 지금 같은 격동기가 오히려 좋은 파트너들과 계약하기에 적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 모델은 탄탄하지만 시장 불황으로 벤처 자금을 얻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 우리는 좀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아웨스트는 엔짐의 서버엑스체인지(ServerXChange) 플랫폼을 채택했다. 이 플랫폼은 서버를 소비자를 보호하는 호스티드 영역으로 세분한다. 엔짐은 특히 전자상거래, 스트리밍 미디어, 인트라넷 협업 계획, MS 익스체인지와 호환 가능한 메시징 등을 일부 플랫폼 제공 업체들과 공동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비아웨스트와 엔짐은 HP와 협력하고 있다. 엔짐 부사장인 비크램 메타는 HP가 리눅스, 유닉스, 윈도우 NT 등을 모든 플랫폼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메타는 "전화에서 스위치 및 다이얼이 담당하는 기능을, 호스팅 산업에서는 우리의 인프라가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결국 인텔은 새로운 경쟁업체들을 만나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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