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싸졌어요] '상추가 싸다 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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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다가오는데도 상추값이 싸다. 상추는 봄.가을이 제철이어서 통상 겨울을 앞두고 값이 오르게 마련인데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지난 9월 1백g에 6백40원에 팔던 상추를 이달 들어 2백90원으로 낮춰 팔고 있다.

한화유통은 9월 1천3백50원에서 이달 4백50원으로 내렸다. 할인점에 따라 값이 차이나는 것은 마진이 다르기도 하지만 손해를 감수하면서 전략적으로 싸게 파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상추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소비부진이 가장 큰 요인이다. 경기침체로 고기나 회를 먹는 사람이 크게 줄자 상추의 소비도 감소한 것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올초 구제역 파동의 영향으로 최근 1백㎏ 한마리의 출하가격이 10만5천원으로 지난해보다 40% 가량 떨어질 정도로 소비가 격감했다.

올들어 크게 오른 기름값도 상추값 하락을 부추겼다. 상추는 저온성 작물이어서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더라도 난방이 거의 필요없을 정도다.

이 때문에 '오이나 토마토 등을 재배하던 '농민들의 상당수가 상추 재배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상추는 씨를 뿌리고 15~20일 지나면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변동에 따라 작목 전환이 쉽고 기르기도 편하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는 청상추 상품 4㎏ 한상자가 5천6백원에 경매되고 있다.

지난 8월 8천8백원에서 9월 1만5천6백원으로 올랐다가 10월 8천3백원으로 내렸는데, 예년에 비춰볼 때 이달에는 오를 시점인데도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에는 태풍 피해로 재배물량이 감소해 값이 폭등했었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의 노광석 조사분석팀장은 "날씨가 추워지면 상추 재배기간이 길어지고 재배농가가 줄어 값이 오르지만 올해는 소비가 따라주지 않아 현 시세에서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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