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자자, 삼성전자.SK텔레콤 '재벌리스크' 제기

중앙일보

입력

국내 간판기업인 SK텔레콤과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외 투자자들이 이른바 '재벌 리스크' 를 지적하고 나섰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베어스턴즈는 지난 25일자 데일리에서 삼성전자가 삼성전기 보유 삼성코닝정밀유리 주식을 매입한 것과 관련, '지배체계를 바꾸거나 두 회사간 전략적 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면 지분확대의 효과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베어스턴즈는 이같은 삼성전자의 행동은 계열사간 투자를 지연시키고 경영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기업설명회 발표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주제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주주이익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바이오부문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삼성전기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최근 이사회를 열어 삼성코닝정밀유리에 대한 1천200억원 출자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UBS 워버그는 지난 26일자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보유중인 데이콤과 하나로통신 주가가 급락해 발생한 1조9천400억원의 손실이 3분기 손익계산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 회계기준이 미국 회계기준과 달리 유가증권평가손실을 유보금조정항목으로 인식, 대차대조표상에만 반영하기 때문이라며 만일 미국 회계기준을 따랐다면 평가손의 일정 부문을 충당금으로 쌓았을 것이라고 워버그는 덧붙였다.

다만 워버그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에서 이같은 주식평가손 요소는 주된 배경이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SK텔레콤에 대해서도 다시 계열사 지원 등 재벌위험을 답습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체이스자딘은 지난 26일자 데일리에서 SK텔레콤의 SK글로벌 소유 건물 매입과 관련, SK텔레콤에 대한 재벌위험을 다시 조명하게 해준다며 규제위험(IMT-2000)에 재벌위험까지 불거져 SK텔레콤에 대한 투자심리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도 SK텔레콤이 SK글로벌 소유의 건물을 매입, 4천억원을 투입해 신축하는 계획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SK글로벌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SK텔레콤은 UBS 워버그와 CSFB 창구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물이 쏟아져 주가가 6.3% 하락했다.(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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