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자와 성적은 반비례(?)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도 가을 축제에서 가슴을 태우고 있다.

지난 19년동안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비운의 팀 삼성은 올해 역시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연패에 몰려 탈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도대체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수 년간 선수영입에 투자한 돈이 줄잡아 50억원을 상회했지만 팀 전력이 향상되지 않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제1 주의'를 표방하는 삼성 그룹이 그동안 라이온즈의 전력 강화를 위해 쏟아 부은 돈은 국내 스포츠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거액이다.

98년 김기태와 김현욱을 쌍방울 레이더스로부터 데려오면서 20억원의 현금을 지급했고 임창용을 영입할때는 양준혁이란 거포와 유망투수 곽채진을 넘겨주면서 10억원을 따로 줬다.

지난 해에는 자유계약선언을 했던 이강철과 김동수를 싹쓸이하면서 16억원의 거금을 지불했고 용병 또한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인 프랑코를 데려오면서 어머어마한 몫 돈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액수도 삼성의 발표 금액이다.

야구계 소식통들은 삼성이 타구단과의 위화감 조성을 우려해 금액을 적게 발표한 것이고 실제 스카우트 비용은 훨씬 많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프로 스포츠에서 투자와 성적은 정비례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이같은 등식이 유독 삼성 라이온즈에게는 통하지 않고 있다.

'스타군단'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약한 이유는 아마도 모래알같은 팀 워크로 여겨진다.

당장 일년 농사를 위해 외부인사들을 끌어 모았지만 정작 팀 플레이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매년 성적에 따라 '파리 목숨' 처럼 잘려 나가는 삼성의 감독 인사는 꾸준한 팀 전력 상을 저해하고 있다.

삼성이 진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면 한 해 한 해 성적에 연연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발전계획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대구=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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