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고금리·고배당 미끼 투자자들 호린다

중앙일보

입력

'원금 1백% 보장에 월 3% 확정배당금을 드립니다.'

'우리 회사는 정부가 인가한 금융기관이며, 중소기업청에도 등록된 회사입니다.' 최근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는 유사 금융기관 한 곳의 선전문구다.

'IMI컨설팅' 이란 그럴 듯한 이름을 붙인 이 회사는 전국에 10개의 지점을 거느린 유사 금융그룹이었다.

이들이 노리는 주된 '먹이감' 은 40~50대 전업주부나 명예퇴직한 실직자들이다. 금리에 민감하면서도 금융업에는 생소해 원금 보장에 월 3~5%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하면 쉽게 넘어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세무서장이 발급한 사업자등록증을 정부가 내준 금융기관 인가증이라고 속이기도 했다.

저금리가 유지되고 있는데다 내년부터 예금부분보장제가 시행된다고 하자 유사 금융업체들이 다시 판을 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최근 피해자들로부터 신고가 많이 들어온 IMI컨설팅.에이스퍼시픽.월드밸류.삼환크레디트.MBS엔젤투자조합 등 5개사를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 유사금융업체의 수법〓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MI컨설팅은 1백% 원금보장을 내세워 예금부분보장제 실시를 앞둔 예금자들의 불안심리를 교묘히 파고들었다.

밑지는 셈치고 조금만 가입해 보자고 걸려든 고객에게 한두차례 확정배당금을 지급하고 난 다음 "모집액이 1백억원인 비과세 신상품이 나왔는데 빨리 가입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 는 다급한 연락이 온다.

이 경우 짭짤한 배당금에 현혹된 투자자들은 쉽사리 목돈을 맡기게 된다는 것. 삼환크레디트는 인가받은 금융기관이란 냄새를 풍기기 위해 통장을 발급하기도 했다.

MBS엔젤투자조합은 마치 벤처투자를 하는 회사처럼 간판을 걸어놓고 사실은 6~10%의 확정배당금 지급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인하는 유사 수신행위를 했다. 에이스퍼시픽도 매달 원금의 4%를 확정배당금으로 지급한다며 고객을 끌어모았다.

◇ 투자자 유의사항〓투자자들에게 확정된 배당금이나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수신행위로 정부에서 인가를 받은 금융기관만 할 수 있다.

따라서 확정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선전하는 낯선 이름의 업체는 일단 유사 금융업체로 의심해야 한다.

이들 금융기관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망할 경우 이자는 커녕 원금을 한 푼도 못 건질 수 있다.

40~50대 주부를 통해 가입을 권유하는 업체도 유사 금융업체일 가능성이 크다.

성격상 몰래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영업은 하지 않으며 점조직 형태로 피라미드 방식에 의해 영업을 한다.

투자자를 모아오면 유치해온 금액의 일부분을 성과급으로 줘 계속 '새끼 치기' 를 하도록 유도한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유사 금융업체로 의심되는 곳은 금감원 홈페이지(http://www.fss.or.kr)를 통해 인가받은 곳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보라고 충고한다.

금감원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제도권 금융기관조회' 를 클릭하면 인가받은 금융기관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유사 금융업체로 판명될 경우 이 사이트에 신고도 할 수 있다. 이 사이트엔 요즘 하루 1만건 정도의 조회가 쇄도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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