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실적 발표에 국내주 '귀 쫑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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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실적 발표에 따라 국내 증시가 출렁거리고 있다.

지난 4일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호전 발표로 삼성전자가 이틀간 오르는 등 국내 반도체주들이 덩달아 상승했다.

반면 10일에는 인터넷업체 야후와 단말기업체 모터로라가 3분기 실적호전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4분기 실적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관련 종목들이 폭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국내 대표적인 닷컴주와 단말기주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텔슨전자가 11일부터 사흘간 연속해 추락한 것이다.

◇ 줄잇는 미국기업 실적발표〓이번 주 역시 미국 유수의 기업들이 실적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기업은 IBM.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컴퓨터.반도체.소프트웨어 기업들과 메릴린치.JP모건.체이스맨해튼 등 금융사, 포드 등 대형 자동차사 등이다.

이들 기업은 삼성전자.현대전자.삼보컴퓨터.한글과컴퓨터.핸디소프트 등 국내 대형 첨단산업 종목들과 국민은행.대우증권 등 우량 은행.증권주 종목, 그리고 현대자동차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17일(현지시간) 공식발표를 앞두고 있는 인텔의 기업실적이 주목된다.

인텔은 이미 지난달 21일 "유럽의 PC 수요 둔화로 3분기 매출이 2분기의 83억 달러에서 3~5% 늘어나는데 그쳐 당초 예상치 94억달러에 못미칠 것" 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은 아시아.유럽 증권시장에 '반도체주 쇼크' 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튿날 19만원으로 추락할 정도였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의 우동제 반도체 팀장은 "이날 인텔의 발표는 국내 반도체업종은 물론 주식시장 전반에 걸쳐 폭락장세를 가져왔다" 며 "그만큼 미국기업의 실적발표는 국내 증시에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작용한다" 고 말했다.

◇ 발표내용을 꼼꼼히 챙겨야〓결국 증권사들은 이번 주 줄이을 미국기업의 실적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을 당부했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의 김윤정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시장의 체력저하로 인해 미국시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며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기업들의 실적발표 현황을 지켜보며 단기매매에 임해야 할 것" 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증권 우동제 팀장은 그러나 "미국 증시의 영향이 이미 상당부분 국내 주가에 반영됐다" 며 "미국기업 실적발표로 인해 국내 주가가 하락한다해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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