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봉주 지역구에 ‘나꼼수’ 김용민 공천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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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27일 이명박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연루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 지역구(서울 노원갑)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하고, 정 전 의원과 함께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진행했던 시사평론가 김용민(38·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씨를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서울 노원갑, 경기 파주을, 강원 원주을, 부산 수영, 부산 해운대-기장을, 신설될 세종시 등 6개 선거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당 지도부는 지난해 연말 대법원 확정 판결로 구속된 정 전 의원을 4·11 총선 전까지 사면·복권시켜 총선에 내보낸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자 그의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하기로 하고 정 전 의원 측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당 핵심관계자는 “임종석 사무총장이 지난 주말 ‘나꼼수’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만나 전략공천 문제를 상의했다”며 “정 전 의원과 김어준씨가 모두 김용민씨의 출마를 원했다”고 말했다.

 김용민씨는 1998년 개신교 계열인 극동방송 PD로 근무하던 중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일가를 비판했다가 권고사직당한 뒤 시사평론가로 전업했다. 그러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의 개인적 인연으로 ‘나꼼수’에 합류했다. 당내에선 우려도 나왔다. ‘나꼼수’ 멤버들은 스스로를 “잡놈” “B급”이라고 자처하면서 현실정치를 야유하고 조롱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역풍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정 전 의원의 뜻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에게 쏠린 야권 지지층 내부의 인기 때문이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의 의사와 무관한 사람을 지역에 공천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 지도부는 또 18대 총선에 불출마했던 김한길 전 의원을 서울 영등포을에 전략공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의 기존 예비후보들로는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을 상대하기가 버겁다는 판단에서다. 김 전 의원 측은 정치활동 재개에 대한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도부는 그가 16·17대 총선에서 총선기획단장을 맡는 등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많은 만큼 이번 총선에서도 중책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 지도부는 정동영·전현희 의원이 경쟁하고 있는 서울 강남을과 안규백 의원과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이 맞붙은 경기 군포시에 대해서도 전략공천을 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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