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병장서 축구대회 여는 장성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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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전남 장성군은 지난해 10월 8~10일 제1회 홍길동배 왕중왕전 전국 대학동아리 축구대회를 열었다. 대회에는 36개 팀 900여 명이 참가했고, 지역 숙박업소·음식점 등은 약 1억원의 특수를 누렸다. 장성군 문화관광과 조광희씨는 “상무대 보병·포병·기계화학교 연병장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회 개최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장성군은 공설운동장이 있지만, 시설이 낡고 축구장이 정규 규격이 아니라서 정식 경기는 못 한다.

 장성군과 육군교육사령부 5개 학교(이하 상무대)는 지난해 3월 21일 문화체육시설 공동이용 협약을 맺었다. 상무대는 장성군이 사용을 희망할 경우 연병장·체육관 등을 지원하고, 장성군은 상무대가 요청하면 문화예술회관·아카데미하우스·홍길동체육관 등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감사원은 이를 예산 절감과 민·관·군 상생의 모범사례로 꼽았다. 김용화 장성군 기획감사실장과 박상규 육군보병학교 행정부 계획운영처장이 다른 모범사례 기관 대표 등과 함께 23일 청와대 영빈관 오찬에 참석했다.

 감사원은 장성군이 종합운동장 신축 예산을 절감하면서 큰 체육행사를 유치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장성군은 2002년 종합운동장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짓지 못하고 있다. 신축 예산이 200억원 이상 들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상무대에 대해서는 “군 시설을 민간에 개방,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고 상무대에 대한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없애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장성군은 지난해 7월 2~3일 전남·광주테니스동호인대회를 열면서도 장성읍내 코트 4면을 사용하고 모자라는 8면은 상무대의 것을 빌려 썼다.

 감사원은 장성군과 상무대 등을 8월 감사원 개원기념식 때 표창할 예정이다. 김양수 장성군수는 “감사원이 비리를 적발하고 벌하는 사정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표창은 의미가 크다”며 “상무대가 시설을 민간에게 대폭 개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획기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모두 54건의 모범사례를 발굴해 최근 발표했다. 사례에 뽑힌 전남 영광군 농업기술센터의 경우 지역주민 소득사업인 모싯잎 송편 제조에 적합한 모시 품종을 찾아 재배 기술을 보급, 지난해 송편 매출을 250억여 원으로 끌어올렸다. 차재하 순천시 감사과 계약심사담당은 건설재난관리과 근무 때 순천만의 생태 보전과 경관 확보를 위해 관련 기관·농가들과 협의, 전신주 282개를 철거하고 선로를 지중화했다. 보성군보건소의 이애자 건강증진담당은 11개 건강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데 보건소 강당이 협소하자 7개 유관 기관을 설득해 이들 강당을 활용, 많은 주민들에게 혜택을 줬다.

◆상무대(尙武臺)=‘무(武)를 숭상하는 배움의 터전’이라는 뜻.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붙인 이름이다. 육군 보병·포병·기갑·화학·공병 등 5개병과의 학교를 총칭한다. 광주에 있던 4개 학교가 1994년 장성으로 이전했고, 이듬해 경남 진해에 있던 공병학교도 장성으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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