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L=2000원대 오름세 계속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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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전국 주유소 휘발유값이 27일 L당 2000원 선도 넘어섰다.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날보다 L당 1.3원 오른 2000.85원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 평균가는 2079.39원으로 2080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고 ▶인천(2089원) ▶경기(2011.28원) ▶대전(2004.46원) ▶제주(2002.84원) ▶충남(2001.07원) 등도 2000원 선을 돌파했다.

 국내 기름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6일 배럴당 110달러 선을 넘어서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24일 121.57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는 2~3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준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상당 기간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세는 핵문제를 두고 이란과 미국·유럽 간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는 데다 선진국들의 석유 재고가 많지 않다는 점과 미국 경기회복으로 석유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감 등이 가세한 결과”라면서 “이란 문제에서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다면 유가 오름세가 꺾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에선 기름값에 붙는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정부는 부정적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2008년에도 유류세를 내린 적이 있지만 이후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르면서 별 효과는 못 내고 세수만 크게 줄었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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