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피플] 월드사이버게임 참가 미국 에번스 부자

중앙일보

입력

"프로 게이머가 인기를 끄는 한국에 꼭 와보고 싶었어요. "

"우리 아이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회사에 휴가까지 냈지요. "

지난 7~15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월드사이버게임챌린지(WCGC) 비정규 부문에 참가한 제레미 에번스(15) 선수와 아버지 고던 에번스는 "한국의 게임 열기가 대단하다" 고 입을 모았다.

에번스는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회사에 휴가를 내고 이번 대회 미국 선수단 인솔자 역을 자청해 맡은 열성파 아버지. 집에서도 가끔 부자가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

에번스 선수가 출전한 종목은 올해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언리얼 토너먼트(Unreal tournament)'' .WCGC 뉴욕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이라고 한다.

"2년 전에 게임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는 성적이 좋아요. 특히 다른 게임에 비해 언리얼 토너먼트가 좋은 건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거죠. "

하루 종일 게임만 할 것 같다는 예상과 달리 그는 "1주일에 6시간 정도만 연습한다" 고 밝혔다.

밤새도록 PC방에서 게임에 매달리는 많은 한국 젊은이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시간이다.

"게임 때문에 다른 일을 미루거나 안하는 경우는 없어요. 이번에도 게임 대회 때문에 학교를 오래 빠지게 돼 숙제할 것들을 싸 가지고 왔어요."

아버지 에번스도 "아들이 게이머로 활약하는 것은 좋지만 학교 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반대" 라는 입장을 밝혔다.

에번스군은 한국 선수의 실력에 대해 "아직까지 한국 선수와 대전해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한국 관중들의 열기는 무척 인상적" 이라고 말했다.

특히 관중 대부분이 게임 내용을 이해하고 관람한다는 것이 미국 관중과 다르다며 부럽다는 표정이었다.

에번스군의 장래 희망 역시 프로게이머. "프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 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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