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왕 “개도국의 저렴한 복지 배워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12’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빔 콕 네덜란드 전 총리, 이명박 대통령, 존 롤스톤 소울 국제PEN 회장,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 교수. [연합뉴스]

23일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12’의 주제는 ‘공생발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에서 내걸었던 정책기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을 “격차를 확대하는 게 아니라 격차를 줄이는 발전”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시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시장 만능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정글 같은 무한경쟁을 지양하고 성장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일자리 창출에 두겠다”고 덧붙였다.

 심상달 KDI 명예연구위원은 경제 양극화의 해결책으로 공동체 자본주의를 주창했다. 이는 타인이 어떻게 느끼는지 이해하고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해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인 ‘정감’을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 모델이다. 공동체 자본주의에선 사회적 기업가와 착한 기업이 주된 역할을 한다.

 해외 학자들도 ‘성장과 복지의 균형’이라는 공생발전 취지에 공감했다. 윌렘 빔 콕 전 네덜란드 총리는 “최근 유럽 상황은 그간 사회·경제적 개혁에 부진했던 국가가 많은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사회정의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민간부문과 시민사회,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와 정부가 서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범세계적 작가 단체인 국제PEN의 존 롤스톤 소울 회장도 “그동안 번영을 누린 ‘성장’이란 개념은 구식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화되는 불평등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고용을 창출하는 가치 중심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합리적인 복지정책 구축을 위한 제언도 이어졌다. 조셉 왕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복지서비스 규모를 줄이긴 어렵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개발도상국의 저렴한 복지 체제를 선진국이 오히려 배울 것을 주장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에 보급된 저가의 진단기기나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소액금융체제를 예로 들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