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더스푼 “봉준호·박찬욱 감독과 한 번 일해봤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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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액션물 ‘디스 민즈 워’ 개봉을 앞두고 처음 방한한 리즈 위더스푼. [연합뉴스]

처음 내한한 할리우드 스타 리즈 위더스푼(36)이 봉준호·박찬욱 감독과 일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로맨틱 액션물 ‘디스 민즈 워’(29일 개봉)의 홍보 차 한국에 온 위더스푼은 23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영화를 배우보다 감독 중심으로 보는 편인데, 한국의 봉준호 감독과 같이 한 번 일해보고 싶다”면서 “박찬욱 감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국 감독들이 할리우드에서 작업할 때 좋은 결과물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역 출신인 위더스푼은 2001년 ‘금발이 너무해’의 발랄한 법대생 역할로 스타덤에 올랐다. 2006년 ‘앙코르’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새 영화에서는 두 ‘매력남’ 스파이 사이에서 양다리 연애를 하는 역할이다.

 - 영화에서 간혹 주름살이 보이던데.

 “14세부터 영화에 출연했다. 어려서부터 나를 봐온 관객들은 나의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거다. 여성들은 외모 때문에 자신을 괴롭히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필요 없다. 외모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사회적 성취, 유머 감각, 호기심을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

 -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일을 병행하는 게 어렵지 않나.

 “다른 여자들처럼 나도 어렵다. 다행히 어머니가 함께 살면서 가사를 많이 도와주고, 가족들이 내 일을 적극 지지해준다. 가정을 위해 1년에 영화를 한 편만 찍기 때문에 각본을 꼼꼼히 보며 영화를 선택하게 된다.”

 - 영화에서 고민 끝에 한 남자를 선택하는데 그 기준은 뭔가.

 “영화 속 친구의 조언을 따랐다. ‘멋진 남자’ 말고 ‘너를 멋지게 만들어줄 남자’를 고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대사가 참 좋다. 인생에도 필요한 조언이다.”

 - 20년 넘게 연기를 계속하는 동력은.

 “얼마 전 워싱턴에서 열린 법률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다. 한국의 여성법조인들이 다가와 ‘금발이 너무해’를 보고 법대에 갔다는 말을 하더라. 내 영화가 여성들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건 감사할 일이다. 다양한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것도 좋다. 유부녀지만 이번 영화에서처럼 멋진 두 남자와 동시에 연애하는 판타지를 경험하지 않나.”

 한편 이번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맥지 감독도 함께 내한했다. 앞서 ‘미녀 삼총사’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 등을 연출했던 그는 박찬욱, 봉준호, 나홍진, 김지운, 곽재용, 곽경택 등 한국 감독들의 이름과 작품을 일일이 거론하며 “특히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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