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 치솟는 출연료 공정거래 위반?

중앙일보

입력

충무로에 요즘 '배우 기근현상' 이 유난하다.

최근 CJ엔터테인먼트.KTB 등 투자자들이 늘어나 자본 유입은 활발해졌지만 정작 영화 제작에 들어가려고 하면 주연 배우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신생 제작사의 경우 괜찮은 시나리오를 갖고 있어도 제작사 지명도가 낮아 스타를 캐스팅하지 않으면 제작비 투자자를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스타는 한정돼 있는데 영화제작은 늘어나 생기는 배우 공급 부족 현상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톱스타들의 출연료는 2억원대를 훌쩍 넘은지 오래고 3억원대에 육박한다.

또 1억원대의 출연료를 받는 배우가 영화 한편에서 뜨고 나면 바로 2억원대로 뛰어오르기도 한다.그래서 충무로에선 "요즘 좀 떴다 하면 아무나 한석규, 심은하인줄 안다니까" 란 말이 돌 정도다.

최근 유동훈 시나리오협회장은 일부 메이저 매니지먼트사들의 연기자 독점 현상이 공정거래 위반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한국영화제작가협회에 협의를 요청했다.

협회는 일단 위반사항은 아니라고 판단을 내렸지만 얼마나 상황이 심각하면 이런 말이 다 나올까.

유인택 영화제작가협회장은 "천정부지로 솟는 일부 스타급 연기자들의 출연료가 한국영화 제작활성화를 위협하는 요인" 이라고 말했다.

영화제작가협회는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달 중순 투자사와 제작사, 언론관계자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그리고 이후에도 다각도로 출연료 문제를 이슈로 삼기로 했다.

영화가 스타예술임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여론을 환기시키고 인센티브제 등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문제 삼기엔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스타시스템에 안주하려는 제작자는 제작자대로, 이에 업혀가려는 스타들은 스타대로 한국영화발전을 위해 찬찬히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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