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입학사정관제 특목고생 불리할 수도 … 열정 가진 일반고 학생에 도전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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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고1응시) 수능은 수준별 시험을 도입해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난이도를 조절해 국·영·수·탐구를 A, B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쉬운 수능에 수준별 수능시험을 보게 되면 결국 주요 대학은 전공적합성 심층면접과 논술로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또한 입학사정관전형 비중도 늘리게 된다.

 2013년(고2응시) 서울대 입시에서 수능 점수는 영향력이 크게 줄고 학교생활 평가 비중이 올라갈 전망이다. 서울대는 2013년 입시에서 수시 모집인원을 79.4%인 2481명으로, 2012학년도에 비해 570명(18.6% 포인트) 더 늘렸다. 정시모집 인원은 643명(20.6%)으로 줄었다.

 지금 고교생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입학사정관전형은 특목고 우대 전형이 아니고 잠재력이 좋은 일반고 학생들에게 도전 기회가 되는 전형이다. 비교과활동에서 흥미와 적성을 보인 학생들은 더욱 꾸준하고 깊이 있게 활동해야 한다.

 특목고와 자사고(자율형사립고) 학생들의 이력사항은 온실 속 화초처럼 학교에서 준비시킨 비교과활동의 성과들이기 때문에 자기주도성이 낮다고 평가 절하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일반고들은 2013년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약진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2012학년도 입학사정관 선발의 경향은 분명한 전공적합활동의 설득성과 일관성이다. 연세대 창의인재전형에서는 영화동아리활동을 한 학생이 철학과에 합격했다. 세종대왕과 외계인의 만남을 묘사하는 에세이를 영화시놉시스 형태로 재구성해 창의성을 인정받았다. 경희대 호스피탤리티경영학부에 합격한 학생은 요리동아리 활동 때 입은 조리복 차림으로 면접장에 나타나 열정과 아이디어를 인정받았다.

 교과부가 학교생활에서 비교과활동을 장려하고 입학사정관 활성화를 위해 의무화시킨 에듀팟(창의적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 기록이 경희대 창의인재전형과 숙명여대 자기주도학습우수자전형에서 핵심 전형자료가 됐다. 입학사정관전형을 대비하는 비교과활동의 축적된 활동기록이 본격적으로 대합입시에 활용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학생이 활동 수행을 통해 스스로 기획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잠재력을 키우고 진학목표를 분명히 세우는 과정이 입학사정관제에서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입학사정관전형은 의무가 아닌 열정의 기록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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