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커뮤니케이션 이렇게

중앙일보

입력

커뮤니케이션코치 정경진씨는 7일 “새학기 첫째날 친구들을 서로 소개시켜주는 ‘사회자’ 역할만해도 친구 몇 명은 사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새학기 첫째날에 친구와 커뮤니케이션만 잘해도 학교생활 1년이 편할 수 있다. 왕따, 학교폭력도 ‘소통의 실종’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코치 정경진(39·한국커뮤니케이션코치협회장)씨에게 새학기 커뮤니케이션 잘하는 비법을 7일 들어봤다. 그는 ‘공감 능력’과 ‘열린 마음’을 강조했다.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별로 정리했다.

● 친구들에게 말 걸고 싶을 때

내 옆, 앞과 뒷자리 친구들을 서로 소개시켜주는 ‘사회자’가 되어 보자. “나는 1반이었고, 얘(옆 짝을 가리키며)는 3반에서 왔대. 너희는 몇 반에서 왔어?”하는 식이다. 하루 만에 친구 몇 명은 사귈 수 있다.

● 친구가 다른 친구를 뒤에서 욕할 때

함께 다른 친구의 험담을 하기보다 속상한 친구의 ‘심정’을 공감해주자. “그 상황에서 네가 정말 속상했겠구나”하는 식이다. 친구의 마음을 달래주면서도 다른 친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 짝꿍이 내게 불편을 줄 때

친구의 행동 자체를 비난하기 보다 그때 느낀 나의 ‘기분’을 솔직히 말하자. 예를 들면 “무심코 네가 팔꿈치로 나를 칠 때가 있는데 내가 깜짝 놀라거든. 그렇게 안 해주면 고맙겠어.” 식이다.

● 토론 수업에서 친구와 의견이 다를 때

친구 생각의 이런 부분은 좋다고 칭찬하 자. 그리고 내 의견을 구성은 논리적이면서도 내용에는 감성을 담아 전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한 뒤 반대 의견을 예상하고 그에 대한 대안까지 제시하면 더욱 좋다.

● 갑자기 자기소개를 하라고 할 때

이야기에 자신의 ‘스토리’를 담아라. 귀에 쏙 들어온다. 자신의 단점과 요즘 고민을 솔직히 말해보자. 내가 알고, 남이 아는 나의 단점을 먼저 말함으로써 놀림이나 왕따 당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친구들사이에서 ‘내 고민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친구’로 생각될 수 있다. “나 최근에 엄마에게 야단맞아서 속상했어.” “나는 매력덩어리인데 살덩어리도 많지. 하지만 성격이 ‘짱’이란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고 동생에게 관심을 쏟으셔서 요즘 좀 외로워.”

● 반에서 ‘힘이 센’ 친구와 부딪히려 할 때

우선 내 속상한 기분을 주변 친구들에게 알리자. 그 뒤 힘 센 친구에게는 공개적인 자리보다 개인적으로 만나 내 기분이 어떤지 말하자.

● 학부모는 어떻게 대화해야 하나

초등학생 학부모이기도 한 정씨는 “아이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외워서 길러지는 능력이 아니라 부모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체득한다는 것이다. 정씨는 학부모들에게 아래와 같이 조언했다.

- 자신의 단점을 먼저 말하세요. 아이도 자신의 고민과 실수를 터놓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 아이가 실수를 했을 때 혼내거나 무조건 해결해주려고 하기보다 속상한 기분을 ‘공감’해주세요.

- 아이가 공부를 안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오래 할 때 행동을 비난하기보다 “시험 때 벼락치기 할까봐 걱정돼.” “게임을 많이 해서 시력이 나빠 질까봐 걱정돼.”같이 엄마의 심정을 토로하세요.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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