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재단, 15년간 기부금 685억 돈세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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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를 운영하는 숙명학원(이사장 이용태)이 15년간 동문·독지가·기업·일반인 등이 내놓은 기부금 685억원을 재단이 학교에 지원한 것처럼 꾸며온 것으로 드러났다. 1995년부터 2009년까지 숙명여대에 들어온 기부금을 법인 계좌로 이체시켜 법인이 마련한 돈처럼 꾸며 대학에 내주는 편법을 쓴 것이다. 특히 재단 측은 9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7억원의 법정부담금을 내지 않았다. 서울 4년제 사립대 법인 중 법정부담금을 10년 이상 납입하지 않은 곳은 숙명학원이 유일하다. 그 부담은 학생에게 지워졌다. 1인당 연간 등록금이 2000년 476만원에서 2010년 864만원으로 올랐다.

 본지가 8일 입수한 숙명여대 법인전입금 현황에 따르면 재단 측은 95~2009년 대학에 운영자금 718억원을 지원했다. 이 중 685억원은 기부금, 나머지 33억원은 대학 토지 보상금 등이었다. 통장 사본 확인 결과 재단 측은 대학 기부금 계좌에 돈이 쌓이면 한 달에 한두 차례 법인계좌로 옮겼다가 다시 대학의 20여 개 사업통장으로 입금시켜 정상적인 지원자금으로 위장했다. 서동환 재단 사무국장은 “기부금을 대학에 운영자금으로 준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회피했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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